한샘 1분기 영업익 60%하락…업계 "영업망 강화, 위기극복"
원자재 가격 급등과 주택 거래 절벽에 국내 가구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원자재 값에 가구업계의 실적 악화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하는 등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업계는 영업망 확장과 시공 기술 고도화 등으로 악재를 이겨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한샘의 올해 1분기(1~3월) 매출액은 5259억54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4.9% 줄었다. 영업이익은 100억2100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51억5900만 원)보다 무려 60.2% 급감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175억2500만 원으로 11.8% 감소했다. 애초 시장이 예상했던 실적보다 30%나 더 하회한 수준이다.
한샘의 실적이 악화한 데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크다. 가구 제조에서 주요 원재료인 파티클보드(PB)와 MDF(가공목재) 등이 크게 올랐고, 국제 유가 상승에 물류비 역시 뛰었다.
PB의 경우 목재를 고온 압착한 것으로 부식과 뒤틀림이 적어 가구를 제조하는 필수 원자재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해외 수입 PB는 전체의 85%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 한샘의 경우 지난해 PB 매입 비용으로만 589억 원을 들였다. 전년 매입액(531억 원) 대비 11% 증가했다. 2019년 매당 8725원이었던 PB가격은 2020년 8832원, 2021년 1만2000원으로 급등했다.
가구업계는 원자재 가격 급등을 이겨내지 못하고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한샘 역시 2월과 3월부엌, 건자재 제품 가격을 4%가량 인상했고, 지난달 침대, 소파, 책장 등 가구 가격을 전체적으로 약 4% 올렸다.
주택 거래가 빙하기로 불릴 만큼 얼어붙은 것도 가구업계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구업계는 부동산 시장 흐름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아파트 거래가 줄면 인테리어 수요가 자연스럽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7월 4690건을 기록한 뒤 7개월 연속 줄었다. 올해 1분기만 놓고 보면 1월에 1088건까지 떨어졌고, 2월(810건) 거래량은 1000건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심각한 거래 절벽기를 보냈다. 그나마 3월 거래량은 1400건 수준으로 회복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주택 매매거래 감소,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악재에 업계 경쟁사인 현대리바트와 신세계까사도 실적 부진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현대리바트의 경우 지난해 1조4066억 원(전년 대비 1.6%↑)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202억 원)은 40% 넘게 감소한 바 있다.
가구업계는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영업망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현대리바트는 지난달 토탈 인테리어 브랜드 ‘리바트 집테리어’ 출시했다. 2752㎡(약 834평) 규모의 리바트 집테리어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리바트 강남’을 조성해 공격적으로 영업망을 확장 중이다. 올해 안해 전국 직영 전시장 12곳을 리바트토탈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대리점도 연내 300여 개까지 늘린다는 구상이다.
한샘은 지난달 리빙 테크기업 도약을 선언하며 2024년까지 ‘리모델링 5일 시공’ 방침을 밝혔다. 2026년까지 홈리모델링 부문 매출 2조 원을 포함해 전사 4조 원의 매출 목표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