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알뜰폰ㆍ車부품ㆍIoT 경쟁제한적 제도 개선 추진
공정거래위원회가 상위 이동통신사 3사인 SK텔레콤, KT, LG 유플러스의 자회사가 잠식화하고 있는 알뜰폰 시장에서 중소사업자 진출 제한과 요금경쟁 유인 왜곡 우려가 있는지 살펴본다
공정위는 알뜰폰, 자동차부품, 사물인터넷(IoT) 등 3개 산업의 경쟁제한적 제도·관행 개선을 위한 선제적 시장분석을 실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시장 분석은 독과점산업의 경쟁을 촉진하고, 신산업 분야의 경쟁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공정위는 지난 10여년간 매년 특정 산업을 선정해 시장분석을 실시해 경쟁제한적 제도개선 등을 추진해왔다.
올해 시장 분석 대상이 된 알뜰폰 산업은 SK텔레콤, KT, LG 유플러스가 독점(2020년 기준 시장점유율 89.1%)하고 있는 이동통신시장의 경쟁 활성화를 목적으로 2010년 도입돼 지난해 가입자 수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알뜰폰은 상위 통신 3사보다 30% 이상 저렴한 요금제를 내세워 노령층, 저소득자 등 사회 취약계층의 이동통신서비스 접근 기회를 확대해왔다.
그러나 2012년 이후 통신 3사의 자회사가 알뜰폰에 진입해 점유율을 늘려가면서 알뜰폰마저도 기존 통신사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SK텔링크, KT엠모바일, LG헬로비전 등 통신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은 2020년 42.4%에서 2021년 50.8%로 늘었다.
공정위는 중소사업자를 통해 경쟁을 촉진하려는 알뜰폰 도입 취지가 제한될 우려가 있는지, 수직계열화된 이동통신사-알뜰폰사업자(자회사 등) 간에 요금경쟁 유인이 왜곡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아울러 중소사업자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통신망 도매제공(1위 사업자 통신망 제공 의무화)' 범위 확대 필요성도 함께 살펴 본다.
자동차부품 제조업은 2020년 기준 현대·기아차의 1차 협력업체(744곳) 납품실적이 전체 매출의 61.5%인 수요독점 산업이다. 부품가격은 완성차 가격뿐 아니라 차량수리비 및 자동차보험료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소비자와의 연관성도 높다.
공정위는 완성차업체를 매개로 한 수직계열체계 고착화 해소를 위해 주요 부품 원하청지도 등을 생성해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방식의 전속거래 관행 완화와 중소사업자의 독자적 판로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 지 검토한다.
중소사업자의 인증대체부품이 OEM부품(일명 순정품)과 경쟁할 수 있도록 보험약관 개정 등 제도 개선방안도 모색한다.
아울러 완성차업체의 부품 구매입찰에서 가격담합이 빈발해온 점을 고려해 입찰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등도 살펴본다.
디지털 경제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IoT는 사람, 사물, 공간, 데이터 등 모든 것이 서로 연결돼 정보가 생성·수집·공유·활용되는 초연결 인터넷을 의미한다.
IoT는 다양한 기기, 서비스 간 연계를 통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기존의 제도나 관행이 새로운 기업의 출현과 성장을 저해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최근 유럽연합(EU)은 IoT 실태조사(2020년 7월~2022년 1월)를 통해 상호운용성, 표준화, 독점적 호환, 불균형계약 등을 주요 경쟁제한 이슈로 지적했다.
공정위는 운영체제(OS)와 스마트기기 간 상호운용성, 기술 표준화 등의 측면에서 신규 진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있는지 등을 분석한다.
또한 사전통지 없이 일방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 조항 등 경쟁유인 저해 요인과 사업자에게 부담을 초래하는 등록·신고요건 및 보안·성능 인증제도 등도 살펴본다.
공정위는 "면밀한 시장분석을 위해 분야별 민간전문가들로 시장분석자문그룹을 구성해 자문 등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연구용역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장분석 결과를 토대로 관련 부처 등과 협의해 경쟁제한적 제도·관행 개선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