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가 딸의 ‘엄마 찬스’ 의혹을 보도한 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4일 오후 “출판물에 의한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한겨레 기자들 3명 및 보도책임자들을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참고로 오늘 한겨레 보도 이후 미성년자인 후보자 장녀에 대한 무분별한 신상털기와 사진 유포, 모욕, 허위사실 유포 등이 이루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후보자 측은 해당 해외 블로그 측에 필요한 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겨레는 이날 한 후보자 딸이 대학 진학에 활용할 스펙을 쌓는 과정에서 부모 인맥을 통해 기업에서 노트북 등 고액 물품을 후원받아 복지관에 기부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내용의 의혹을 제기했다.
한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해당 기업은 내규에 따른 심사 절차를 거치고 복지시설 측과 기증 절차를 협의한 후 직접 기업 명의로 기증한 것”이라며 “기부증 영수증도 후보자 장녀가 아니라 해당 기업 명의로 발급돼 딸 이름으로 기부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사실을 명확히 설명해 ‘딸 이름으로 기부한 사실 없음’을 인지하고도 이를 허위보도했고, 후보자 딸이 기부증서를 들고 있는 허위 만평까지 게재했다”며 “미성년 자녀 봉사활동에까지 허위사실을 덧씌워 보도한 매체 등을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한겨레는 한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교 1학년 때 두 달 간 논문 5개와 전자책 4권을 썼다며 ‘가족 찬스’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한 후보자의 딸이 지난해 기획한 전시회가 외할머니 건물에서 유학 전문 미술학원의 도움으로 개최됐고, 작년 하반기 6개의 논문을 작성해 4개 저널에 게재하고 2020~2021년 10개의 영어 전자책을 출판하는 등 전문적인 입시 컨설팅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다. 한 후보자의 딸은 현재 고2 나이로 국내 유명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는 또 한 후보자의 딸이 미국 주요 대학에 들어가는 데 필요한 스펙쌓기에 ‘가족 찬스’가 총동원됐다는 내용의 사설까지 게재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자가 고위 공직자로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 심각하게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이런 내용들을 비꼬아 만평으로까지 올렸다. 해당 만평에는 딸이라 칭해진 여학생이 기부 기념사진을 촬영하면서 “이거 ‘조국’식 스펙 쌓기 아냐? 괜찮을까?”라고 묻자 배우자라 적힌 여성이 “걱정하지 마. 아빠가 법무부 장관이라도 되겠어?”라고 답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동훈이라 적힌 남성은 초조한 듯한 모습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이를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가 한 후보자 측 입장이 공개되자 곧바로 삭제했다.
한 후보자 측은 “한겨레 기자 취재에 응하며 ‘기부증 영수증도 회사 명의로 발급됐으며, 후보자 딸의 명의로 기부한 바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설명했음에도 딸 이름으로 기부한 것처럼 허위보도하고, 이를 근거로 허위 만평까지 게재했다”며 “그런 허위 만평을 조국 전 장관 등이 바로 SNS에 공유하는 등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다”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