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V 라인란드로부터 차량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 ‘ISO 26262’ 인증
ASIL 최고 수준인 ‘D등급’ 부품 개발 능력 확보
반도체ㆍ자율주행차 부품 등 포트폴리오 확대
LG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 기술을 확보하며 전장사업(VS)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다. VS부문의 흑자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독일의 시험ㆍ인증 전문기관 TUV 라인란드(TÜV Rheinland)로부터 차량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ISO 26262’ 인증을 받았다고 5일 밝혔다. 이로써 차량용 반도체 설계ㆍ구현ㆍ검증 등 개발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ISO 26262는 ISO(국제표준화기구)가 차량에 탑재되는 전기ㆍ전자 장치의 시스템 오류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제정한 자동차 기능 안전 국제표준규격이다.
이번 인증 획득으로 LG전자는 △전자제어장치(ECU)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차량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MCU는 전기차ㆍ자율주행차 시대 도래로 특히 주목받는 부품이다. 내연기관 차량에는 MCU 200~300개가 적용되지만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서는 최대 2000개가 채용돼 시장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LG전자는 지난해 2분기 SIC센터 내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를 연구ㆍ개발(R&D)하는 ‘넥스트 SoC’ 태스크포스(TF)를 꾸리면서 MCU를 비롯한 차량용 반도체 자체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ISO 26262에서 정의하고 있는 자동차 기능 안전성 가운데 최고 수준인 ASIL(자동차안전무결성수준) D등급의 부품 개발 능력 또한 인정받았다. 이는 LG전자가 A등급부터 D등급까지 모든 등급의 반도체를 설계하고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ASIL은 △사고의 심각도 △발생빈도 △제어 가능성 등에 따라 최저 A등급에서 최고 D등급까지 4단계로 분류된다. D등급은 1억 시간 동안 연속 사용했을 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고장을 1회 이하로 관리하는 가장 엄격한 등급이다.
앞서 가정용 반도체를 개발해오고 있던 LG전자는 이번 인증을 통해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 추진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전장사업에 차량용 반도체도 추가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차량 인포테인먼트나 주행보조시스템 등에서는 이미 인증을 받았고 차량용 반도체 개발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며 “향후 내재화에 대해서 검토 중인 상태로 제품 구현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LG전자는 TUV 라인란드로부터 ADAS(주행보조시스템) 카메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자율주행차 부품’과 ‘차량 미디어 부품’의 개발 프로세스에 대해서 인증받은 바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LG전자의 전장사업 영향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LG전자의 텔레매틱스(자동차의 통신ㆍ인터넷 기능 담당)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4.2%로 전년 대비 2.4% 상승했다. ‘인포테인먼트(정보+즐길 거리)’를 담당하는 AV/AVN(오디오ㆍ비디오ㆍ내비게이션) 또한 2020년 7.6%에서 지난해에는 11%로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완성차 시장 회복에 따라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LG전자 전장사업의 매출 성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LG전자 VS사업본부 영업손실은 536억 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수익성 개선으로 손실이 63억 원까지 줄었다.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힘입어 전장사업의 흑자전환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자동차 부품의 기능 안전성 인증 획득뿐 아니라 인증 대상을 지속 확대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요구하는 기능 안전 수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프랭크 주트너(Frank Juettner) TUV 라인란드 코리아 대표는 “LG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기능 안전성까지 확보해 앞으로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진경 LG전자 SIC센터장 상무는 “빠르게 IT기기화 되고 있는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차량용 반도체의 기능 안전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개발할 수 있는 체계와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