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 연준 긴축 이어 중국발 리스크에 혼란 직면

입력 2022-05-08 16:18수정 2022-05-0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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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제로 코로나’ 고수…경제에 대한 언급은 없어
중국증시 CSI300지수 올해 하락폭 21%로 확대
위안화 가치, 18개월 만에 최저 수준…글로벌 증시 동반하락 우려
미국과 디커플링 가속도 불안요소

▲중국 베이징에서 8일 보호복을 입은 방역 요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지구로 향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전 세계 금융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 이어 중국발 리스크로 더 큰 혼란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주 기준금리를 평소의 두 배인 0.50%포인트로 인상한 ‘빅스텝’을 밟은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이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경기침체 경고, 미국 노동생산성 지수 대폭 저하 등 악재가 잇따랐다. 여기에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제로 코로나’ 고수를 천명하면서 투자심리를 한층 더 훼손했다고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은 5일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왜곡하고 의심하거나 부정하는 일체의 언행에 단호히 맞서 싸워야 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근절을 위해 모든 수단과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로 코로나에 대한 비판을 용납할 수 없다는 엄중한 메시지였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루팅 등 노무라홀딩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전 회의에서는 제로 코로나 전략의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언급이라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경제에 대해 거의 말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전염병 확산 억제를 최우선 순위로 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태도는 전날 9월 개최 예정이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연기하기로 하면서 다시 확인됐다.

투자자들의 불안은 그만큼 커졌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6일 중국증시 벤치마크인 CSI300지수는 2.5% 급락해 올해 하락폭이 21%로 확대됐다. 홍콩 역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가치는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미국 달러화당 6.7위안대로 하락했다.

이는 세계 시장 전반에 새로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아제이 싱 카푸르가 이끄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주식 전략팀은 “올해 위안화 가치가 달러화당 6.8위안 선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글로벌 증시 하락을 촉발했던 위안화 평가절하 사이클이 재점화했다”고 경종을 울렸다.

앞서 2015년 인민은행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평가절하로 시작된 주가 하락과 2018년 미·중 무역 전쟁, 2020년 첫 번째 코로나19 확산에 이르기까지 위안화 가치가 떨어질 때마다 미국 이외 전 세계 주가도 동반하락했다.

불안요소는 제로 코로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 양대 경제국인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가속할 조짐을 보이면서 공급망 혼란이 한층 심해질 전망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정권은 세계 최대 감시 시스템 제조업체인 중국 하이크비전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명단에 올리는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SDN으로 지정되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는 것은 물론 미국 기업이나 개인과 거래할 수 없고 자본거래도 금지된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중앙정부 기관과 국영기업들에 2년 안에 외국 브랜드 PC를 국산으로 교체할 것을 지시했다. 해당 지시는 조만간 지방정부에도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중앙정부 기관 수준에서만 최소 5000만 대의 PC가 교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소식에 전날 세계 2위 PC업체인 휴렛팩커드 주가가 2.2%, 3위 델이 3.6% 각각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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