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과일보 폐간·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한 인물
홍콩 정부의 수장을 결정하는 행정장관 선거에서 단독 후보자 존 리(64) 전 홍콩 정무부총리가 당선됐다.
8일(현지시간) CNN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이날 선거위원회의 간접선거로 진행된 선거에서 리 후보는 이른바 '애국자' 선거위원 1500명에서 유효 투표 1428표 중 1416표를 얻어 당선됐다. 투표 총수의 99%를 지지를 받은 셈이다. 반대표는 8표, 무효표는 4표에 그쳤다.
리 당선인은 홍콩 반환 25주년을 맞이하는 7월 1일 홍콩 행정장관직에 오르게 된다. 임기는 5년이다. 행정관료들이 대대로 맡아오던 행정장관을 경찰 출신이 맡는 것은 처음이다.
리 당선인은 경찰관으로 30년 넘게 근무한 경력이 있다. 특히 2019년 반정부 시위를 강경히 진압하고, 빈과일보 등 중국 공산당을 비판했던 홍콩 언론사를 폐간으로 몰아넣은 인물로 통한다. 이후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그를 홍콩 정무부총리로 임명했다.
리 당선인은 캐리람 행정장관이 재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지난 4월 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 주도로 선거제도가 개편돼 중국에 비판적인 세력은 입후보할 수 없게 된 데다 이번 선거는 리 당선인 단독 입후보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번 선거 위원은 99.9%가 친중파였다.
그는 선거 공약에 국가에 대한 반역과 국가기밀을 훔치는 행위를 처벌하는 국가 안전조례의 제정을 담았다. 해당 조례는 홍콩 국가안보법을 보완하는 것으로 중국이 주장하는 일국양제 하에서 언론의 자유가 더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여기에 경찰 출신으로 경제나 금융 분야에 경험이 전혀 없어 아시아 금융허브 홍콩을 이끌 경제정책 부분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