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과 커피 전문점들이 럭셔리 빙수 경쟁에 돌입했다. 올해는 더위가 일찍 찾아온 데다 원부재료 가격 인상과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로 누리는 행복) 트렌드를 반영해 대부분의 호텔과 커피 전문점들이 빙수 가격을 지난해보다 10~30% 가량 올렸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양 호텔 1층 로비 라운지에서 섬머 프리미엄 빙수를 8월 31일까지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 최고급 제주산 애플망고 2개 이상을 사용한 ‘제주 애플망고 빙수’는 일일 한정수량으로 판매하고, 글로벌 한류 속 한국 전통 식재료를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한 ‘시그니처 쑥 빙수’를 호텔업계에서 유일하게 선보인다. 지난해 팔았던 망고 빙수는 5만 원대였던 데 비해 올해 신상품인 제주산 애플망고 빙수 가격은 8만3000원이다.
호텔 프리미엄 빙수의 원조 격인 서울신라호텔의 애플망고빙수도 비싸졌다. 올해 '라운지&바 라이브러리'에서 판매하는 애플망고빙수 가격은 8만3000원으로 지난해 6만4000원보다 30% 가량 올랐다. 호텔 측은 60~70%에 달하는 원재료 가격에 마진을 더해 매년 새롭게 책정하는데 올해 애플망고 가격이 치솟으면서 가격 인상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의 로비 라운지 카페 ‘갤러리’도 16일 ‘망고 빙수’와 ‘말차 빙수’ 등 신상품 2종을 출시하며 가격대를 높인다. 지난해 여름 출시한 갤러리의 전통빙수는 4만 원, 망고빙수는 4만2000원, 코코넛 빙수(1인)는 2만5000원이었지만, 올해 출시되는 망고 빙수 가격은 5만5000원이다. 호텔 관계자는 “원재료, 인건비 등 비용 상승에 따라 지난해 여름 4만 원대에 출시했다가 5만 원대로 가격을 한차례 인상했고, 올해는 가격을 조금 더 높였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이 파는 빙수도 비싸졌다. 이디야는 여름을 앞두고 '혼디족' 트렌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1인 빙수 라인업을 3종으로 확대하고 기존 스테디셀러인 눈꽃빙수를 포함해 총 6종의 시즌 한정 메뉴 빙수를 내놨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팥인절미’ 1인 빙수 가격이 5400원이었는데 비해 올해는 5900원으로 올랐다. 9800원이던 스테디셀러 눈꽃 팥빙수도 올해 1만800원으로 비싸졌다.
투썸플레이스는 ‘케이크 빙수’를 내놨다. 블루베리 케이크 빙수와 애플망고 케이크 빙수, 티라미슈케이크 빙수는 각각 1만3500원이다.
업계는 빙수 가격 상승세의 배경으로 최근 원자재 인상 급등을 꼽는다. 실제 고급 빙수에 주로 사용되는 망고(수입산, 5㎏)의 도매가는 6일 기준 4만158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8% 올랐다. 고급 호텔에서 판매되는 2~3인 분 망고 빙수에는 통상 1~2개의 망고가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