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수연이 지난 7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가운데 그가 9년 만에 연기에 복귀한 영화 ‘정이’가 유작이 됐다.
올해 하반기 넷플릭스에서 공개 예정인 ‘정이’는 강수연이 2013년 개봉한 ‘주리’ 이후 9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오는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영화는 ‘부산행’, ‘지옥’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SF물로, 미래 사회인 22세기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에서 생존이 힘들어진 인류가 최후의 피난처에서 처절한 내전을 벌이는 내용을 그린다. 작품에서 강수연은 뇌 복제와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 팀장 서현 역을 연기한다. 정이의 뇌 복제와 전투력 테스트 등을 책임지는 인물이다.
지난 1월 넉 달에 걸친 촬영이 모두 끝났고 현재 컴퓨터그래픽(CG) 등 후반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상호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작품을 쓸 때 주인공 서현이라는 인물을 어떤 배우가 하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어느 날 ‘강수연 배우가 하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며 “한번 그 생각이 드니 강수연 외에는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을 많이 궁금해하셨다”며 “CG가 많으니까 (촬영 때) 빈 그림이 많은 편인데, 그런 게 어떻게 채워질지 궁금해하셨다”며 “후반 작업이 많이 남아있어서 (완성본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참 그렇다”고 안타까워했다.
1966년생인 강수연은 1969년 아역 배우로 연예계에 데뷔한 후 하이틴 스타로 발돋움했다. 1987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로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인 최초의 기록이다.
연 감독은 “‘정이’에 아역배우도 나오는데, 그 친구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셨던 모습이 기억난다”며 “본인이 아역배우 출신이다 보니 그러신 것 같다”고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