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상승률이 피크아웃에 도달하며 한고비를 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것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피크아웃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경계심을 늦출 시기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10일 “미국 4월 물가 상승률이 3월 대비 낮아졌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월비도 3월 1.2%에서 4월 0.2%로, 전년비도 3월 8.5%에서 4월 8.1%로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기만 했던 흐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물가 상승률보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라며 “미국 물가는 한고비를 넘고 있지만 경계심을 느슨하게 할 시점은 아니라는 판단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물가 상승률을 단순히 1년 전과 비교하는 게 맞나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며 “실제 팬데믹 이전과 현재 물가, 즉 3년 전과 현재 물가를 비교해보면 미국 물가 상승률은 8%대가 아니고 13%로 높아진다”라고 밝혔다.
이어 “문제는 1년 전 대비 물가는 향후 낮아질 가능성이 크지만 3년 전과 비교한 물가는 보수적으로 보아도 2023년 상반기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향후 미국 물가가 2018~2019년 평균인 0.2%씩 상승한다고 단순 가정하면 1년 전과 비교한 물가 상승률은 2022년 말 5%대 초반으로, 내년 2분기에는 2% 중반으로 낮아지지만, 3년 전과 비교한 물가 상승률은 2023년 2분기에 15%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의 비행기 푯값이 많이 올랐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기준점은 1년 전 비행기 표 가격이 아니고 마스크가 없었던 3년 전의 비행기 표 가격”이라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그야말로 ‘심리’를 측정한 것이지만, 물가가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사람들이 마음을 먹게 되면 실제 물가 상승이 더 긴 시간 동안 더 큰 폭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1년 전과 비교한 물가 상승률이 더 이상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이것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피크 아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