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에 운집한 지지자들에 "마지막까지 행복한 대통령"
박 전 대통령, 윤 대통령 내외가 열 맞춰 극진히 환송
윤 대통령 친전에 겨우 참석해 탄핵 5년 만에 국회 찾아
탄핵소추안 가결한 국회서 탄핵 이끈 윤 대통령 취임 축하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을 끝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경남 양산 귀향길에 올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5년 만에 국회를 찾았다.
문 전 대통령 내외는 취임식 직후 서울역으로 가 경남 양산으로 향하는 KTX에 몸을 실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퇴임 후 귀향하는 두 번째 전임 대통령이 됐다. 서울역에는 1000여명의 지지자들이 환송에 나섰고, 문 전 대통령은 이들에게 “퇴임하고 시골로 돌아가는 걸 섭섭해 말라. 뉴스 안 보는 것만도 어디냐. 저는 자유인”이라며 “여러분 덕분에 마지막까지 행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를 나서면서도 퇴근길 행사를 연 1만여 명의 지지자들에게 “역대 대통령 가운데 누가 이렇게 아름다운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었겠나”라며 “공식행사도, 청와대 기획도 아니었는데 제 퇴근을 기다리던 많은 시민이 감동적인 퇴임식을 마련해줬다”고 감격해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 참석으로 2017년 탄핵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방문했다. 5년 전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킨 국회에서 탄핵을 끌어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의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 대통령이 취임하는 장면을 직접 지켜본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수감 후 4년 9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31일 문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자유의 몸이 됐다. 그 후 130일 만에 국회를 찾은 것이다.
당초 박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로 불참을 고려했지만, 윤 대통령이 박주선 취임준비위원장을 지난달 26일 대구 사저로 내려 보내 친필이 담긴 친전을 전하자 참석키로 결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에는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함을 말씀드렸다”고 말했었다. 이 때문인지 윤 대통령 내외는 나란히 열을 맞춰가며 극진하게 박 전 대통령을 환송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