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마트TV, 전승절에 해킹...“당신 손에 우크라이나 피가 있다”

입력 2022-05-1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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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TV 등 여러 플랫폼, 전승절 맞춰 해킹 당해 반전 메시지 등장

▲러시아 모스코바에서 전승절인 9일(현지시간) 스마트TV이 해킹돼 반전 메시지가 등장했다. TV 화면에는 “당신 손에 수 천명의 우크라이나와 살해된 어린아이들의 피가 있다”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모스크바/로이터연합뉴스
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러시아 ‘전승절’)에 러시아 가정의 스마트TV 등 여러 플랫폼이 해킹당해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메시지가 등장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위성TV 메뉴화면에는 채널명 대신 반전 슬로건이 등장했다. 이날은 러시아 정부가 77주년 전승절을 기념하는 날이었다. TV 화면에는 “당신 손에는 수 천명의 우크라이나 국민과 수백 명의 살해된 어린이들의 피가 있다”면서 “TV와 (러시아)당국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전쟁은 안 된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해킹으로 케이블 TV와 뉴스 웹사이트에도 반전 메시지가 등장했다고 전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판 구글인 ‘얀덱스’ 플랫폼에서도 똑같은 반전 메시지가 떴고, 러시아 비디오 플랫폼인 ‘루튜브’도 해킹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반전 메시지가 스마트TV 화면 등에 어떻게 등장하게 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루튜브는 “비디오 호스팅이 강력한 사이버 공격을 받았고 현재로서는 플랫폼에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이후 회사는 서비스 복구 절차에 들어갔다고 안내하며 해커들이 더는 접근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해킹으로 인한 반전 메시지는 전승절 퍼레이드 직전에 등장한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소련이 아돌프 히틀러와 맞섰던 제2차 세계대전에 비교하며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정부는 언론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전쟁에 비판적인 독립언론은 폐간시키고 관영 언론을 통해 전쟁을 정당화하는 기사만 내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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