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13시간 동안 이어진 인사청문회에서 이해충돌 논란에 진땀을 흘렸다. 창업기업 테르텐의 수주와 23억 원 규모의 비상장 주식 보유와 관련한 거듭된 해명에도 집중 난타가 이어지자 연신 한숨을 내쉬며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중소기업계의 숙원인 '납품단가 연동제'에 대해 법제화 추진의 의지를 밝혔다.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대해선 "추경 보완책이 나오면 중기부 입장에서 비판적으로 들여다 보겠다고"고 말했다.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이 후보자가 2000년 창업해 대표로 있었던 벤처기업 테르텐이 그가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국책연구소의 연구용역을 수주한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은 "테르텐을 창업해 지금도 50.3%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이 후보자가 참여한 각종 정부 위원회에 테르텐 납품용역 계약이 많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정태호 의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테르텐은 2013년과 2016년 중기부 산하기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으로부터 각각 9800만 원, 1200만 원 규모의 용역을 수주했다. 2017년 12월까지 특허청에 8600만 원, 국방부 국가보안기술연구소에선 2300만 원 상당의 제품을 납품했다.
이 후보자는 각 기관에서 자문위원을 했던 시기와 테르텐의 수주 시점에 차이가 있다며 이해충돌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23억 원 규모의 보유 주식과 관련한 질타는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이 후보자는 테르텐과 벤처캐피털(VC) 와이얼라이언스의 비상장주식을 각각 11억9811만 원, 11억4076만 원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은 "공직자윤리법상 보유 주식이 국회의원의 직무와 충돌하면 처분을 의무화하고 있다"며 "주식을 처분하지 않고 상임위원회를 바꿔가면서까지 보유할만한 이유가 있었냐"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의원들은) 최고의 공직자가 자기 직무와 사익과 충돌할 때 무엇을 선택하느냐를 얘기하는데 이 후보자는 합법적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주장만 하고 있다"고 이 후보자의 답변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이 후보자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매각 또는 백지신탁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장관이 돼선 처분 의지를 갖고, 왜 국회의원 시절에는 정리하지 않았냐는 공세가 이어졌다.
모친 소유 집에서 거주하면서 전세 계약을 맺어 증여세를 회피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모친 명의 집 전세계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냐"고 반박했다. 그는 "전세 확정일자를 다 받아놨기 때문에 제가 채권자로 돼 있다. 증여세 회피 의혹은 오해"라고 강조했다. 와이얼라이언스가 음란물과 다름 없는 웹툰에 직접 투자했다는 의혹이 이어지자 블라인드펀드여서 창작물의 내용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대해 "내일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내용에 대한 보완 설명이 나온다. 비판적인 시각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보완할 부분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의 숙원인 '납품단가 연동제'에 대해선 법제화 추진 의지를 밝혔다. 최소한 납품단가를 연동해야 한다는 문구를 계약서에 담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청문회 말미 이 후보자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는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울먹이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개인적으로 나름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다만 국무위원이라는 엄중한 위치에 선 후보자로서 오해와 질타를 받는 부분에 대해 섬세하게 잘 살폈어야 하는 게 아니었나 하는 공적인 반성이 든다"며 "이렇게 오해가 생기면 지난 삶이 전부 이렇게도 될 수 있구나 하는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산자중기위는 12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의 인사 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