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코인시장, 한국산 ‘루나.테라’ 쇼크에 패닉...“죽음의 소용돌이” 무슨 일?

입력 2022-05-1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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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파운데이션 가드(LFG)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대부분 코인이 10%를 넘게 하락했다. 가상화폐 가격을 끌어내린 범인으로는 한국산 코인 루나가 지목되고 있다. 루나는 달러와 1대1로 가치가 고정(페깅)된 스테이블코인인 가상화폐 테라(UST)의 가치 안정화를 위해 만들어진 가상화폐다. 그런데 UST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이를 복구하기 위해 대량의 루나가 발행됐다. 그럼에도 루나는 폭락했고, UST는 가격을 회복하지 못했다. 결국 UST 가치 회복을 위해 비트코인을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대량의 비트코인 매물이 나올 경우, 가뜩이나 불안한 가상 화폐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단지 예상만으로도 벌써 시장은 공포에 질렸다.

코인 시장 폭락…공포장 지속

12일 오전 9시 현재 가상자산(암호화폐) 통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6.55% 하락한 2만8940.76달러에 거래됐다.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3만 달러 선이 붕괴됐다. 이더리움은 11.07% 하락해 2078.85달러, 바이낸스코인은 15.24% 내려 269.95달러에 거래됐다.

이 밖에 리플(XRP) -19.12%, 카르다노(에이다) -17.66%, 솔라나 -24.22%, 도지코인 -21.74%, 폴카닷 -20.86%, 아발란체 -29.28%로 나타났다.

루나는 93.51% 폭락해 1.09달러에 거래됐고, UST는 여전히 1달러 밑인 0.805달러에 거래됐다.

대부분의 코인이 폭락하면서 투자심리는 공포감이 가득하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의 자체 추산 ‘공포·탐욕 지수’가 전날과 같은 12를 기록해 ‘극단적 공포’가 계속됐다.

이날 코인 폭락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보다 높게 발표된 후 뉴욕증시가 무너지면서 동조화됐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4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올라 전월 기록한 8.5% 상승보다는 낮아졌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8.1% 상승은 웃돌았다. 4월 CPI는 전월보다는 0.3% 올라 전달 기록한 1.2% 상승을 크게 밑돌았으나 시장의 예상치인 0.2% 상승은 웃돌았다.

이로인해 S&P500지수는 1.65% 하락해 4000달러 회복에 실패했고, 나스닥은 3.18% 하락했다.

첫 도미노는 루나…연쇄 붕괴의 시작

뉴욕 증시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고 이번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은 루나의 폭락과 UST의 달러 가치 유지 실패다.

UST 시세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자매 코인인 루나가 급락하고 다시 두 코인의 가격 하락을 촉발하는 악순환인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에 빠져든 것이다.

테라는 테더나 USDC 등 다른 스테이블 코인과 구별되는 알고리즘을 채택했다. 현금이나 국채 등 안전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것이 아니라 루나로 그 가치를 떠받치도록 한 것이다.

테라 가격이 하락하면 투자자는 테라폼랩스에 테라를 예치하고 그 대신 1달러 가치 루나를 받는 차익 거래로 최대 20% 이익을 얻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테라 가격 하락 시 유통량을 줄여 가격을 다시 올림으로써 그 가치를 1달러에 맞출 수 있다.

하지만 오로지 투자자들의 신뢰로만 유지되는 이 메커니즘은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UST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량의 루나가 발행되고 있지만, UST는 여전히 1달러 밑으로 거래된다.

특히 루나재단(LFG)가 UST의 가격 유지를 위해 보유한 준비금 중 8만여 개의 비트코인이 시장에 풀릴 것이란 두려움은 비트코인 투매로 이어지면서 ‘왝더독(Wag the Dog)’ 현상까지 일으키고 있다.

리서치업체 펀드스트랫은 “루나와 테라의 극적인 가격 하락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증발해버릴 수 있는 ‘데스 스파이럴(죽음의 소용돌이)’”이라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테라와 루나 모델은 이 가상화폐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집단적 의지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비판을 받아왔다”고 꼬집었고, 블룸버그 통신은 “가상화폐 몽상”이라고 비판했다.

루나 회복 가능할까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테라를 담보로 15억 달러 구제금융 조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난 72시간 모두 힘들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위기를 벗어날 방법을 만들 것”이라며 “스테이블 코인 공급을 흡수하기 위해 몇가지 개선 조치를 제안한다. 커뮤니티 제안 1164(루나 하루 발행량 증가)를 지지하여 베이스풀을 5000만 SDR에서 1억 SDR(테라 생태계 기축통화)로 확대하고, 풀 리커버리 블록을 36에서 18로 줄일 것이다. 그러면 발행 용량이 2.93억 달러에서 최대 12억 달러로 확대된다. 이를 통해 시스템이 UST를 더 빨리 흡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생태계에 더 많은 외부 자본을 가져오고 UST에 대한 공급 과잉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옵션을 계속 탐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투자 유치가 힘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레리 세르막 더블록 리서치 총괄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LFG의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되었음을 암시했다. 그는 무딧 굽타 폴리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이러다가는 테라가 그 돈(자금 조달)으로 테라 지분 100%를 사게 될지도 모른다”는 트윗에 대해 “내가 아는 한에서는 딜은 사실상 무산됐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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