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치 8.1% 웃돌았지만, 3월 8.5%보다 낮아
주거비, 휘발유 가격 등 체감 경기는 여전히 불안
정점 왔다는 전망과 아직 멀었다는 평 혼재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8.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인 8.1%보다는 높았지만,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3월의 8.5%에서 소폭 둔화했다. 전월 대비 하락은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6.2% 상승해 전월 6.5%를 밑돌았다.
물가상승률이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40년 내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전년 대비 시장 예상도 웃돌면서 고점을 판단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찰스슈왑의 캐시 존스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가격이 약간 후퇴한 것을 봤지만, 충분하지 않다”며 “시장은 더 개선된 수치를 기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체감 경기에 민감한 부문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우려가 크다. 소비지출의 30%를 차지하는 주거비는 5.1% 상승해 14개월 연속 상승세이며, 휘발유와 경유 가격 모두 이달 최고치를 경신한 상태다.
게다가 인력난으로 임금 인상이 전망되면서 상품 가격을 더 밀어 올릴 가능성도 농후하다. 증권사 제프리스의 아네타 마르코우스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가 보기 시작한 건 인플레이션이 서비스 측면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건 노동 시장으로부터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현상이 저절로 사라질 가능성은 작은 만큼 2%의 물가상승률로 돌아가기 위해선 연준이 그만큼 더 열심히 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선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다며 낙관론을 펼치기도 한다.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를 지낸 데스몬드 라흐만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 연구원은 “미국 물가상승률이 아주 완만하긴 하지만 마침내 40년 만의 최고치에서 하락하기 시작했다”며 “좋은 소식”이라고 평했다.
웰스파고의 샘 불라드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물가상승률이 전년 대비 정점에 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역시 “전 세계적으로 상품 가격과 노동력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문제가 벌어지고 있어서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