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의 인연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총재(1960년생)가 2008년 3월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부임하면서다. 금융위 안팎에서 40대의 젊은 부위원장과 50대의 국장들 간의 소통에 관심이 쏠렸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이 부위원장이 국장들의 보고는 건너뛴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고 한다. 일부는 그런 분위기를 ‘불화설’로 표현하기도 했다.
당시 이 총재가 부위원장으로 재직했을 때 김 내정자와 추 부총리가 2008년, 2009년 각각 금융정책국장을 맡았다. 추 부총리(1960년생)와 김 내정자(1958년생)는 행시 25회 동기지만 김 내정자가 두 살 더 많다.
그러나 금융위는 이 총재의 배려가 와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 총재가 권위적인 분이 아니라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국장들을 오라 가라 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와 김주현 금융위 내정자와의 관계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추 부총리와 김 내정자는 경쟁 관계를 이어갔던 사이로 익히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도 “동기라고 해서 다 친한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할 정도다.
두 사람의 미묘한 긴장 관계는 지난 2011년 부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치 추 부총리는 금융위 부위원장을, 김 내정자는 금융위 사무처장을 맡았다.
금융위 내에서 입지를 먼저 다졌던 것은 김 내정자였다. 김 내정자가 금융정책국장직을 먼저 맡은 것만 봐도 가늠할 수 있다. 추 부총리는 금융정책국장 이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거쳐 곧바로 부위원장을 맡았다. 반면 김 내정자는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사무처장으로 행보를 이어갔다. 금융위 정무직은 위원장(장관급), 부위원장(차관급)만 해당하고, 그 외는 고위공무원단에 속한다.
추 부총리와 김 내정자의 어색한 기류는 지난 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로 금융위 내외부 회의가 마련됐을 때 종종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 부총리와 김 내정자가 함께 참석한 회의에서 김 내정자의 발언이 거의 없었다는 후문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추 부총리가 워낙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어서 (2011년 당시) 회의를 하루에 두 번씩 하기도 했었다”라며 “다만 회의에서 김 내정자(당시 사무총장)가 특별히 말을 하지 않았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부지런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을 추구하고 보고서에 그냥 서명만 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외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호흡을 잘 맞추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