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코로나 확산에 “건국 이래 대동란”…유엔·미국, 인도적 지원 의사

입력 2022-05-1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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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확진자, 4월부터 누적 52만 중 전날만 17만
김정은, 北 급속 확산에 자기 상비약도 내주며 단결 강조
유엔 "코로나19와 그밖의 이슈 관련 북한 주민들 지원 준비"
미 국무부 "코백스, 화이자 백신 북한 할당한다면 지지할 것"
정부 차원 백신 공유는 없지만, 국제사회 지원은 지지한다는 것

▲북한 조선중앙TV는 12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코로나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열린 노동당 제8기 제8차 정치국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공개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회의 발언 때 마스크를 벗어 책상에 내려놨다. 김 위원장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북한은 14일 누적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날까지 52만 명에 사망자는 27명이라고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건국 이래 대동란”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김 위원장 주재 정치국 협의회에 코로나19 상황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사령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부터 전날까지 발생한 ‘발열 환자’(확진자) 규모는 52만4400만 명이고, 이 중 전날 하루만 17만4400명이 발생해 급속한 확진세를 보이고 있다. 누적 확진자 중 24만3630명은 완쾌하고 28만810명은 치료 중인 상태다. 전날 확진자가 급증한 데 따라 사망자도 대부분 이 때 발생했다. 누적 사망자 27명 중 21명이 전날 사망했다.

정치국 협의회는 이에 극복을 위한 단결을 강조하며 예비의약품 신속 보급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세계적으로 신형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전파 상황이 매우 심각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이 악성 전염병의 전파가 건국 이래의 대동란”이라며 “우리가 직면한 보건 위기는 방역 사업에서의 당 조직들의 무능과 무책임, 무역할에도 기인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현 상황이 지역 간 통제 불능한 전파가 아니라 봉쇄 지역과 해당 단위 내에서의 전파 상황”이라며 “방역 정책 실행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당과 인민의 일심 단결에 기초한 강한 조직력과 통제력을 유지하고 방역 투쟁을 강화해 나간다면 얼마든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단결을 위해 자신이 솔선수범한다는 의미에서 본인의 상비약 기부 의사도 밝혔다. 그는 “언제나 인민과 운명을 함께 할 결의와 하루빨리 온 나라 가정에 평온과 웃음이 다시 찾아 들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으로 가정에서 준비한 상비약품들을 본부당위원회에 바친다”며 “어렵고 힘든 세대에 보내 달라.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 돕고 위해 주는 우리 사회의 덕과 정은 그 어떤 최신 의학 과학 기술보다도 더 위력한 방역 대승의 비결, 담보로 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 같은 방역 비상 상황에 우리 정부 외에도 국제사회에서 인도적 지원 의사를 표하고 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코로나19 확산에 관해 “우려를 갖고 관련 보도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2020년 팬데믹 발발과 국경 봉쇄 이후 북한 주민들이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인도주의 파트너들과 함께 코로나19와 그 밖의 다른 이슈와 관련해 도움이 필요한 북한 주민들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 주민들의 심각한 인도주의적 어려움에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같은 날 국제백신공동구매 프로젝트 코백스(COVAX)에 미국이 기부한 화이자 백신을 북한에 지원한다면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북한에 코로나 백신를 비롯한 의약품 지원 방침을 세운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와 미국의소리(VOA) 등 언론 질의에 대한 답이다.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비롯한 남북협력을 강력히 지지한다. 남북협력이 한반도에서 더 안정된 환경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 코로나 발병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이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하고 있고, 북한에 대한 백신 제공을 계속해서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백스는 미국 기부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막대한 수의 화이자 백신의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할당을 결정한다”며 “북한에 그것을 할당한다면 우리는 AMC 92와 아프리카연합(AU)의 모든 회원국에 한 것처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 차원에서 백신을 공유하진 않겠지만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은 반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전날 대북 백신 지원 관련 질문에 “북한은 반복해서 코백스의 백신 기부를 거부했다. 미국은 현재 북한에 백신을 공유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우린 가장 취약한 북한 주민들에게 중요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려는 목적의 국제적인 노력을 계속해서 지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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