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핀란드와 스웨덴 가입 환영...급물살 전망
74년 만에 군사적 중립국 지위 종지부
러, 나토와 직접 맞댄 국경 두 배로 늘어
1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는 이날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나토 가입 절차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오늘 대통령과 정부 외교정책위원회는 의회와 상의를 거쳐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신청할 것이라는 데 공동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의회 승인이 남았지만 200명 의원 대다수가 나토 가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의회 토론을 거쳐 승인 결정이 나면 핀란드는 이번 주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 공식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스웨덴도 같은 절차를 밟고 있다. 스웨덴의 집권당인 사회민주당은 이날 나토 가입을 결정했다고 공개했다. 스웨덴 역시 16일 의회 토론을 거쳐 나토에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입장이다.
나토가 두 국가의 가입을 환영하는 입장이어서 관련 절차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모든 동맹국이 지금 이 순간의 역사적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며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스웨덴과 핀란드가 자국의 쿠르드 반군 ‘테러조직’을 지원하고 있다는 이유로 어깃장을 놨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한 건 아니다. 핀란드는 “터키와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대화하겠다”며 협상 의지를 밝혔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게 되면 1948년 이후 74년 만에 군사적 중립국 지위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핀란드는 1948년 2차 대전에서 소련에 패한 후 ‘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을 체결했다. 서방 주도의 나토 혹은 소련이 이끄는 바르사뱌조약 어디에도 가입하지 않고 군사적 중립을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스웨덴 역시 1949년 나토 출범 당시부터 군사적 비동맹 노선을 선언했다. 2차 대전 이후 다자외교와 핵군축에 초점을 맞추고 국제무대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내 여론이 급변했다. 최근 핀란드의 나토 가입 찬성 여론은 60%를 넘어섰다. 러시아가 가장 현실적인 안보 위협이라는 사실에 눈을 뜨면서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에 가입하려는 우크라이나를 위협하다가 결국 나토의 영향력을 키워주는 자충수를 두게 됐다. 푸틴은 나토가 러시아 턱밑까지 확장했다며 동진을 경계해 왔다. 핀란드의 나토 가입으로 러시아가 나토와 직접 맞대는 국경의 길이가 두 배로 늘어난다. 현재 나토 5개 회원국이 러시아와 약 1200km의 국경을 맞대고 있다. 핀란드와 러시아가 공유하고 있는 국경의 길이는 1300km나 된다.
반면 나토는 러시아에 맞설 강력한 우군을 확보하게 됐다. 핀란드는 미국으로부터 수십 년간 무기를 구매해왔다. 나토 회원국들과 호환이 가능한 장비로 임무 투입이 즉시 가능해진다.
나토가 북극권 영향력을 더 확장할 수 있게 된 점도 러시아로서는 뼈아프다. 북극은 천연자원, 지정학, 영토 분쟁 등을 이유로 갈수록 전략적 요충지로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는 보복을 경고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실상 패배한 러시아가 당장 나설 뾰족한 수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