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미국 성장률 전망 하향
전세계 경기침체 우려에 채권 리스크 헤지수단으로 주목
최근 미국채 10년물 금리 3.2% 찍고 하락세
일각에서는 주식시장의 하락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는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분석 결과를 인용해 지난해 초 주식시장에 유입된 자금을 100달러로 봤을 때 현재까지 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4달러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즉 최근의 급락세에도 반등을 기대하며 주식시장에서 매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뜻으로, 이들 자금이 추가로 유출된다면 시장이 또다시 흔들리게 된다고 WSJ는 설명했다.
이미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개인 투자자들의 약 59%가 향후 6개월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응답했다.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의 경기침체 위험이 매우 높다”며 대비할 것을 촉구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6%에서 2.4%로, 내년은 2.2%에서 1.6%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 49개국 증시를 종합한 ‘MSCI ACWI(올컨트리월드인덱스)’ 지수는 올 들어 11조 달러(약 1경4100조 원) 시가총액이 증발했으며 추가 하락 가능성도 크다. 가상자산 대표인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반 토막 난 상태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최근 한 달 간 9% 하락했다.
채권시장 역시 올 들어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했었다. 실제로 지난 9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3.20%까지 치솟으며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 말까지만 해도 2.32%였던 금리가 1%포인트 급등한 것이다. 국채 금리 상승은 곧 가격 하락을 뜻한다. 미국 국채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8.8% 하락했다.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채권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손실을 봤고, 이는 다시 매도세를 촉발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다른 자산군에 대한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채권에 주목하는 투자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정책이 다른 자산군에 미칠 파급력을 감안할 때 여전히 채권이 헤지 수단으로서 매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뱅크오브뉴욕(BNY)멜론자산운용의 하워드 커닝엄 채권 매니저는 “국채가 리스크 상쇄 역할을 시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때때로 주식과 국채는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치솟던 국채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는 것도 채권 매력도를 키우고 있다. 10년물 미국채 금리는 9일 고점을 찍고 나서 지난주 30bp(bp=0.01%포인트) 하락했다. 주가가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안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는데 채권 가격은 오히려 반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