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 사태로 투자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팀 한 곳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D.C.를 연고지로 두고 있는 워싱턴 내셔널스가 그 주인공인데요. 가상화폐와 야구가 무슨 관련이 있길래 관심이 모이는 걸까요?
계약에 따라 테라는 워싱턴 내셔널스의 홈구장인 내셔널스 파크에 다양한 광고를 할 수 있게 됐고, 홈베이스 뒤의 최고가 좌석인 내셔널스 클럽의 타이틀 스폰서 자격도 얻게 됐습니다. 계약에는 내셔널스 파크 내에서 테라USD를 이용해 티켓은 물론 식음료와 각종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싱턴 내셔널스는 2019년 창단 50년 만에 최초로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차지하기도 한 강팀인데요. 그러나 최근 며칠 새 루나와 테라USD(UST)의 가치가 폭락해 사실상 휴짓조각이 되면서 후원받은 워싱턴 내셔널스의 명성에도 먹칠을 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아직도 내셔널스 파크에는 테라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경기가 열린 내셔널스 파크에는 아직 ‘테라 클럽(Terra Club)’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셔널스 클럽 좌석에도 여전히 ‘테라(Terra)’ 로고가 붙어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 FTX는 지난해 6월 MLB와 후원계약을 맺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 프로스포츠리그와 가상자산 거래소가 파트너십을 맺은 건 처음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FTX는 MLB 관련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됐는데요. 특히 메이저리그 최초로 심판 유니폼 패치 파트너가 되어 모든 경기의 심판 유니폼에 FTX 패치를 붙일 수 있게 됐습니다.
블록체인 플랫폼 ‘테조스(Tezos)’ 역시 지난해 8월 뉴욕 메츠와 후원 계약을 맺었습니다. 테조스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축구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자동차 경주 스포츠인 포뮬라 원(F1)의 맥라렌 레이싱(McLaren Racing)팀과도 협력 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텍사스 휴스턴을 연고지로 두고 있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홈구장은 ‘미닛 메이드 파크’입니다. 오렌지 주스로 유명한 그 음료 회사 ‘미닛 메이드’, 맞습니다. 원래 이 홈구장의 이름은 ‘엔론 필드’였습니다. 1999년 미국의 에너지 회사 엔론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30년간 1억 달러를 지불하는 계약을 맺고 홈구장 명을 엔론 필드로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2001년 일명 ‘엔론사태’로 불리는 엔론의 비리 스캔들이 터졌고, 엔론은 결국 파산하고 말았습니다. 이듬해 미닛 메이드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새롭게 명명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미닛 메이드 파크라는 지금의 이름이 붙게 됐죠.
한때 유망했던 미국의 온라인 식료품 업체 ‘웹밴(Webvan)’은 2001년 닷컴버블 붕괴 당시 파산했는데요. 당시 후원하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 오라클파크에 회사 로고를 새긴 4만2000개의 컵홀더만을 남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이번 ‘테라 사태’로 인해서 MLB 스폰서십의 악몽이 다시금 재현됐는데요. 기업들의 MLB 후원이 일종의 ‘징크스’로 자리 잡는 것은 아닐지 우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