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7일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조사를 위한 특별검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군이 특검 수사를 받는 것은 창군 이래 최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가 끝난 뒤 이투데이와 만나 군 당국의 수사 협조 의지를 묻는 말에 "당연히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며 첫 입장을 밝혔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여야 교섭단체가 최종 추천한 2명의 후보 가운데 안미영 변호사를 특별검사로 임명했다.
군 당국이 특검을 받는 것은 창군 이래 처음이다. 특검은 이 중사의 사망 사건과 관련한 공군 내 성폭력 및 2차 가해, 국방부·공군본부의 은폐·무마·회유 의혹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사건을 수사한 국방부는 총 25명을 형사입건해 15명을 기소했지만, 책임론이 거셌던 부실 초동수사 담당자와 지휘부는 단 한 명도 기소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앞서 이종섭 장관은 후보자 시절 군내 성폭력 근절을 약속한 바가 있다. 당시 이 후보자는 군내 성폭력 문제를 묻는 하태경 의원 질의에 "집단 생활하는 과정에서 성폭력 문제는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해자에 대해선 엄정하게 조치하고 피해자나 신고자는 철저하게 보호해야 하는 그런 원칙 지켜야 한다"며 답했다.
다만, 취임 후 이 장관은 이날 이중사 사건과 군내 구조적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일정상 이동을 이유로 "특검을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만 짧게 답했다.
유족들은 성역 없는 군 수사를 당부했다.
이중사 부친은 "군 조직의 입김과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운 특검을 구성해야 한다"며 "성역 없는 수사로 2차 가해와 부실 수사, 가해자 감싸기에 대한 의혹을 낱낱이 해소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공군 20 비행단 소속이었던 이 중사는 지난해 3월 2일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즉각 신고했지만, 군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같은 해 5월 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