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주총 결과 법적 구속력 없지만 주주 눈치 봐야할 상황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66)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제대로 체면을 구기게 됐다. 회사 주주들이 그의 고액 보너스 지급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에 따르면 이날 열린 JP모건 주주총회에서 다이먼 CEO를 포함해 고위 경영진 6명에 대한 총 2억180만 달러(약 2560억 원) 보수 지급안이 부결됐다. 해당 지급안에 따라 다이먼은 일회성 특별상여금으로 5000만 달러만 받을 예정이었다. 보수 지급안에 찬성한 주주들은 31%에 그쳤다.
주총에서 다이먼의 보수 지급안 부결은 경영진의 급여 감시 조치가 도입된 이후 10여 년 만에 처음이다. 이제까지 고위 경영진 보수 지급안에 대한 가장 낮은 지지율은 2015년 61.4%였고, 지난해만해도 90%가 압도적인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이번 주총 결과는 다이먼에 대한 주주들의 이례적인 질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보너스는 또한 2021년 보상 패키지의 일부로 2026년 행사할 수 있는 150만주의 스톡옵션 형태로 보너스를 제공해 다이먼 회장이 앞으로 5년 더 회사에 머물도록 하기 위해 고안된 특별 보너스다. 다이먼은 2006년부터 JP모건 CEO직을 맡아 자산 기준으로 미국 최대 은행으로 성장시켰다. 이날 주총 결의에 대한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회사 입장으로서는 주주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실제로 JP모건 이사회는 이번 주주들의 피드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앤드코는 이달 초 JP모건 주주들에게 다이먼 CEO과 다니엘 핀토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보너스 지급에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앤드코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상황에서 CEO와 COO에게 과도한 일회성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은 회사의 임원 급여 프로그램에 대한 오랜 우려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다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막대한 보너스를 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JP모건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발표했으나 150억 달러 규모의 지출하는 등 비용 부담이 늘어나 올해 실적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다이먼 CEO는 지난해 3450만 달러 어치의 보수를 받아 S&P500지수 편입 기업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CEO 중 한 명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