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커피 브랜드, 창업·가맹비 프로모션 공세…대형 커피점 업체들도 2년만에 대면 창업설명회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청년과 퇴직자들이 저가 커피 창업에 몰리면서 기존 업체들도 2년 만에 대면 창업 설명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가맹점 유치에 나서고 있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만 해도 4892개였던 주요 외식업종 브랜드 수는 이듬해 5404개로 12.8% 많아졌고, 지난해에는 8999개로 무려 66.5% 뛰었다. 이에 따라 2019년 12만9126개였던 외식업종 가맹점 수는 1년 뒤 13만5113개로 불어났다.
브랜드수가 크게 늘어난 이유로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지목된다. 소규모 가맹본부의 정보 공개서 등록 의무와 신규 정보 공개서 등록시 1개 이상 직영점의 1년 이상 운영 의무가 신설된 개정안은 지난해 5월 18일 공포 후 6개월 뒤인 11월 18일부터 시행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규모 가맹사업을 벌이던 업체들이 등록에 나선 데다, 법 시행 전까지 직영점 의무 규정이 유예되면서 서둘러 가맹 사업에 나선 업체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봤다.
외식업종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린 업종은 커피 전문점이다. 2019년 338개였던 커피 브랜드 수는 지난해 736개로 2.2배 늘었다. 같은 기간 치킨이 438개에서 701개로, 제과제빵이 159개에서 254개로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취업난 속에서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자금만 있으면 비교적 손쉽게 오픈할 수 있는 청년 및 노후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커피전문점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초기 창업비용이 적게 드는 저가 커피 브랜드의 확장세가 두드러진다. 2016년 가맹사업에 나선 메가MGC커피의 경우 2018년 전체 점포는 404개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801개로 덩치를 불렸고, 2020년에는 1188개로 늘었다. 이달 출점 계획된 점포까지 합치면 1842개에 달한다. 감성커피는 5월 한달 간 오픈 예정인 점포 수만 12개이며, 2014년 브랜드를 론칭한 컴포즈 커피는 현재 가맹점수가 1514개에 달한다.
이에 반해 기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 강자들은 성장세가 멈춰 있다. 2018년 1067개였던 투썸플레이스는 이듬해 CJ푸드빌에서 독립한 후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면서 지난해 말 1463개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할리스는 539개에서 570여 개로 소폭 느는 데 그쳤고, 카페베네는 363개에서 300여 개로 되레 줄었다. 가맹 사업을 하지 않는 스타벅스의 매장수는 지난달 기준 1650개로 올들어 11개 늘었다.
브랜드의 난립으로 커피 업계의 가맹점 확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가맹점은 곧바로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인테리어나 장비, 집기 등에 대해 할인해 주는가 하면, 가맹비 면제와 금융 지원에 적극 나서기도 한다. 특히 저가 커피 브랜드의 공세가 거세다. 감성 커피는 창업시 IBK기업은행과 손잡고 맞춤형 대출 지원 및 무이자할부 특약 제공을 대대적으로 마케팅하고 있고, 만랩커피도 가맹점 면제와 인테리어 비용 할인 등의 프로모션을 내세우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코로나19 기간 중단됐던 대면 창업 설명회를 열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21일 대구 창업 설명회에 이어 28일 벡스코에서 부산 창업 설명회를 연다. 이번 대면 창업설명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2년 4개월만에 진행된다.
파스쿠찌는 지난달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주요 5개 도시에서 창업 설명회를 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년 간 1대1 상담과 상시 언택트 사업설명회 등으로 진행해왔던 이 업체는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됨에 따라 대면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케이지할리스에프앤비가 운영하는 할리스는 25일, 카페베네는 26일 카페 창업 희망자를 위한 거리두기 해제 후 첫 창업설명회를 연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소자본으로 창업 가능한 딜러버리 특화 매장 마케팅에 힘준다.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는 “최근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많아지면서 가맹점 확보가 예전보다 어려워졌다”라며 “저가 커피 가맹점은 상대적으로 초기 비용이 적게 들고 진입 장벽도 낮지만, 가맹 사업 모델 자체가 탄탄하지 않고 오너 리스크 등 대응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