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만의 단체 참배…국민의힘 ‘서진정책’ 본격화

입력 2022-05-18 14:47수정 2022-05-1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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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5·18민주화운동 42주기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이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공동취재단) 2022.05.18. sdhdream@newsis.com

18일 광주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에 윤석열 대통령을 필두로 개인 사정이 있는 일부를 제외한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하면서 ‘호남 끌어안기’ 행보가 본격화됐다.

기념식은 원래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진영의 가장 큰 연례 행사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윤 대통령이 보수진영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국립민주묘지 정문인 ‘민주의 문’을 통해 입장한데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보수쪽에서는 금지곡처럼 여겨지던 ‘운동권 가요’다. 보수진영 의원들이 대거 5.18 광주민주묘지를 찾은 것도 낯선 풍경이다. 지난 2004년 8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100여명의 소속 의원들을 이끌고 참배에 나선지 18여년만이다. 앞서 2004년 4월 치러진 제17대 총선에서 121석을 얻는데 그쳐 152석을 차지한 열린우리당에 제1당 자리를 내준 뒤였다. 박 당시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으로 싸늘하게 식은 중도층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 ‘진보의 성지’ 광주를 택했고, 2년 뒤 치러진 제4회 지방선거에서 전남·북 도지사와 광주광역시장,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모든 광역지자체장을 싹쓸이하며 한나라당에 역대급 승리를 안겼다.

국민의힘은 이번 단체참배를 통해 당시의 ‘보수 돌풍’을 재현한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호남을 끌어안아 지지기반을 전국으로 확장하는 ‘서진 정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로 내려가는 KTX 특별열차 안에서 SNS에 글을 올려 “이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돼야 할 것”이라며 “누가 대통령인지, 누가 당 대표인지와 관계없이 역사와의 진실한 대화는 꼭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5·18 정신이 특정 정치세력의 상징이 아닌 온전한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계하는 눈빛이 역력하다. 진보의 아젠다인 ‘민주화’의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다. 민주당도 지도부 등 소속 의원 100여 명이 참석한 이유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게 됐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한준호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것을 언급하며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도 “민주당은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 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해 목숨을 바친 광주·전남 시민의 거룩한 희생과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온전한 진실 규명에 앞장서 왔다”고 강조했다. 5.18의 ‘주인공’은 민주당이며, 국민의힘은 ‘가해자’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정치권은 이번 참배가 불러올 나비효과에 주목한다. 당장 6월 선거에서 호남지역 표심이 움직일 가능성은 낮지만, 윤 대통령과 국힘측의 ‘국민 통합’ 노력이 지속된다면 중도층이 관심을 가질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서진 정책은 서쪽이 아니라 수도권과 충청 등 ‘중원’에서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예측이다. 정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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