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품절 대란’으로 정신없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다소 잠잠한 분위기입니다. 심지어 행사 참여를 위한 미션 음료 구매 자체도 시들하다고 하는데요. 굿즈 마케팅의 선두주자였던 스타벅스가 갑자기 맥을 못 추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프리퀀시 행사를 비롯한 스타벅스의 굿즈 이벤트는 늘 ‘품절대란’ 그 자체였습니다. 꼭두새벽부터 스타벅스 매장 앞이 굿즈를 사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건 기본. 몇 시간씩 대기를 하고도 굿즈를 얻지 못하는 이들도 흔했죠.
극단적으로 2020년 서울 여의도 인근 스타벅스 지점에서 한 고객이 총 300잔의 음료를 주문한 뒤 여름 e프리퀀시 사은품인 ‘서머레디백’ 17개와 음료 1잔만 받아가 논란이 된 적도 있습니다.
또 스타벅스가 자동차 브랜드 미니(mini)와의 협업으로 내놓았던 텀블러와 선불카드 굿즈도 ‘오픈런’을 일으켰습니다. 새벽 5~6시부터 일부 스타벅스 매장 앞에 구매 대기 줄이 생겨 대란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 지난해 여름 e프리퀀시 행사는 SSG닷컴을 통한 ‘증정품 예약제’를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프리퀀시 굿즈였던 ‘서머 데이 쿨러(보랭백)’와 ‘서머 나이트 싱잉 랜턴’도 대란은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SGG닷컴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로 구매 수요가 몰렸고, 결국 판매 개시 한 시간 만에 모두 품절됐습니다.
그런데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우선 품절 대란과는 전혀 거리가 먼 상황입니다. 판매 3일 차인 18일 오후 2시에도 프리퀀시 굿즈는 여전히 구매가 가능합니다. 실제 이날 오후 3시 지마켓 기준 ‘서머캐리백’과 ‘서머 캐빈 파우치’의 판매량은 각각 2144개와 1181개가량입니다. 판매 한 시간 만에 품절된 지난해 분위기와 많이 비교가 되죠.
중고거래 사이트 분위기도 다른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매년 프리퀀시 시즌마다 신상 스타벅스 굿즈로 가득 찼던 중고거래 플랫폼들도 올해 스타벅스 프리퀀시 신상 제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미션음료를 마시고 받은 e-스티커를 판매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이처럼 스타벅스 굿즈에 관심이 줄어든 이유는 스타벅스의 정책 변화에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올해 여름 프리퀀시 굿즈는 신세계의 유료멤버십인 스마일클럽에 가입한 회원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정책이 바뀌었습니다. 이에 구매 과정에 유료멤버십이라는 진입장벽이 생기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지 못했다는 분석이 따릅니다.
물론 스마일클럽은 ‘2달 무료 체험’ 등의 이벤트를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굳이 스타벅스 굿즈를 사기 위해 가입 등의 과정을 거치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매년 프리퀀시 굿즈를 모았다는 직장인 이희주씨는 “무료든 유료든, 멤버십을 가입하고 구매를 클릭하는 등의 수고로운 절차를 들이기 귀찮다”며 올해는 굿즈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굿즈의 디자인과 품질에 불만을 드러내는 소비자들도 많았습니다. 그간 스타벅스가 내놓은 굿즈들과 비교해 올해 굿즈 모양새가 시원치 않다는 것입니다.
스타벅스 굿즈의 ‘충성고객’이었다는 직장인 윤 모씨는 “실용적이고 깔끔했던 역대 스타벅스 굿즈 디자인에 비해 올해 굿즈는 촌스럽다”며 구매를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굿즈를 두고 “스벅 감성이 아니다”, “스벅틱하지 않다”는 혹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벅 특유의 감성을 좋아했던 소비자들이 이번 굿즈 디자인에 불만을 품은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작년 이마트가 스타벅스를 인수한 후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게 브랜드 감수성을 조절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 진행된 스타벅스의 여름 캠페인 ‘좋아하는 걸 좋아해’를 두고도 기존 ‘스벅 감성’과는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스타벅스 측은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e-프리퀀시 행사 초기 매장내에서 혼잡을 줄이기 위해 증정품에 대한 실물 전시를 진행하지 않았다”면서 “행사가 안정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실물 진열을 통해 직접 보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부분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