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사태에 게임코인 신뢰도 금가…NFT 경영전략 '빨간불'
제2의 테라·루나 사태 우려…업계선 “옥석 가리기” 주장도
국내 게임시장에 가상화폐 루나와 자매 코인 테라USD(UST) 폭락 사태로 암흑기가 드리워질 전망이다. 지난해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주가는 반토막이 났고 너도나도 뛰어들던 NFT(대체불가토큰) 사업은 루나발 암호화폐 폭락에 힘이 빠진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게임 시장이 게임중독, 중국 판호 문제 등 어려운 상황에 코인악재까지 겹치며 암흑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2년간 게임업계는 말 그대로 축제분위기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대표적인 수혜업종으로 분류되면서 고성장을 이뤄냈다. 지난해에는 대형 신작들을 잇따라 선보이며 전체 산업의 성장도 이끌었다.
특히 지난해 11월 열린 ‘지스타2021’을 기점으로 NFT(대체불가토큰)를 접목한 게임 계획을 대거 발표하며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P2E(Play to Earnㆍ돈을 버는 게임)’ 모델이 자리매김 하면서 게임 기업들은 앞다퉈 시장 진입을 선언하거나 계획을 발표했다.
고점을 찍은 게임주는 반년이 지난 현재 반토막, 아니 그 이상이다. 지스타2021 기간 24만 원대의 주가를 기록했던 위메이드는 현재 6만 원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반토막을 넘어 3분의 1 수준이다. 70만 원대였던 엔씨소프트는 43만 원 가량으로 줄었고 14만 원을 넘나들었던 펄어비스는 6만 원대 벽도 깨진 상황이다.
가상화폐도 예외는 아니다. 게임업계의 대표적인 P2E 관련 코인은 위메이드의 위믹스, 카카오게임즈의 보라, 넷마블의 MBX 등이다. 이들 코인 대부분이 테라·루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폭락 사태가 악재로 작용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위믹스는 지난해 2만7000원대였다가 이날 현재 27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6일 3만9000원대의 종가를 기록한 넷마블 MBX 역시 현재는 1만2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보라, 네오핀도 성장 힘을 잃고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이에 업계에서는 NFT와 관련된 게임이 힘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게임업체가 발행하는 코인은 게임 내 경제 시스템 체계를 구축하고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데, 신뢰성이 떨어지면서 화폐의 기능이 사실상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또 게임업체가 대규모 개발 인력을 투입해 구축한 블록체인 생태계가 무너지면 게임사의 실적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면서 각 기업들이 개발에도 차질이 생겼다”며 “투자 대비 성과가 나오지 않게 되며 어닝쇼크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사태가 코인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이른바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는 입장도 나온다. 게임을 하며 돈 버는 것을 넘어 재미를 통한 가치상승에 집중한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인은 저마다 역할이나 사용처, 목적성이 다 다르기에 테라·루나 사태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부분은 거의 없다”면서 “오히려 이때 경쟁력을 확인해 어떤 코인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10일 출범한 새 정부의 정책 방향 역시 코인과 P2E 게임에 호의적이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국내·외 코인에 대한 규제 논의가 활발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4월에는 서울고등법원이 국내 첫 P2E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나트리스의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에 대해 ‘현행법 위반’임을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확률형 아이템과의 연동을 끊어 완전한 Free to Play가 돼야 하고, 청소년의 진입을 차단하는 등의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며 “‘IP 우려먹기 식’ 게임이 아닌 진짜 재미있는 IP를 지속적으로 개발하지 않는 이상 P2E게임의 국내 합법화는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