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하위 20%'가 소득 증가율 최고…소득 양극화 개선
올해 1분기(1~3월) 가계 총소득이 1년 전보다 10.1% 늘었다.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고용 증가 및 서비스업 업황 개선으로 근로소득, 사업소득이 크게 늘고, 1차 추경의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손실보상금 등 정부가 지급하는 공적 이전소득이 대폭 늘어난 것이 증가폭을 키웠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올해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의 월평균 소득은 482만5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1% 증가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작년의 기저효과도 있지만 취업자 증가로 인한 근로소득과 거두리기 완화로 인한 서비스 업황 개선으로 사업소득이 크게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며 "여기에 코로나19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손실보상금 등 공적 이전소득도 대폭 늘어나 전체 증가율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전체 소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306만2000원)은 전년보다 10.2% 늘었고, 자영업자 등이 벌어들이는 사업소득(86만2000원)도 12.4%나 증가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전소득(78만 원)은 7.9% 늘었으며, 특히 공적 이전소득(54만4000원)이 9.5% 증가했다. 소상공인 방역지원금(10조 원), 손실보상(2조8000억 원), 취약계층 등 사각지대 보완(7000억 원) 등 1차 추경 집행과 국민연금수급액 인상 등 기초 사회안전망 강화가 반영된 결과다.
이 과장은 "공적 이전소득은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에서 크게 늘었는데 5분위 가구에 방역지원금 등을 받는 자영업자의 가구 비중이 다른 분위에 비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득은 6.0% 증가율을 기록했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실질 소득은 명목 소득 증가율에 못 미쳤다.
소득 5분위 가구별로 보면 1분위(소득 하위 20%) 소득은 104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14.6% 늘었다. 2006년 이후 1분기 기준 최고 증가율이다. 임시직과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많이 늘어나면서 고령층 가구 비중이 큰 1분위의 근로소득(34.2%)과 공적연금 등 이전소득(12.7%)이 늘어난 영향이다.
5분위 월평균 소득은 1003만7000원으로 5.7% 늘었다. 5분위 소득이 1000만 원을 넘어선 것은 1분기 기준으로는 2006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근로소득(10.0%)과 사업소득(22.5%), 이전소득(7%)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2분위(254만100원·10.4%), 3분위(395만2000원·9.2%), 4분위(575만 원·7.1%) 소득도 늘었다.
이전소득 증가 등으로 모든 분위 소득이 늘면서 고소득층과 저소득층간 소득 양극화도 완화됐다. 대표적인 분배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20배로, 1년 전보다 0.10배P 낮았다. 이 배율은 5분위의 소득이 1분위보다 몇 배 많은지를 의미한다. 수치가 클수록 소득 불평등의 정도는 심한 것이다. 이 배율(전년대비)은 지난해 3분기부터 3분기 연속 개선세다.
월평균 가계 소비지출(253만1000원)은 물가 상승, 기저영향 등으로 4.7% 늘었다. 거리두기 완화 여파로 음식‧숙박(13.9%), 교육(13.5%), 보건(7.5%) 등의 지출은 늘어난 반면 가정용품‧가사서비스(-10.4%), 주류‧담배(-0.6%)은 줄었다.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 소비지출은 0.8% 증가에 그쳤다. 전체 증가율(4.7%) 가운데 3.9%P는 물가 상승에 따른 것이다.
총소득에서 조세, 연금지출, 사회보험료 등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847만 원으로 전년대비 11.7%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32만9000원으로 21.7% 늘었다.
이 과장은 "처분가능소득과 흑자액이 많이 올라 간 것은 벌어들인 소득에 비해 소비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