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에 호되게 당한 애플, 중국 생산기지 대안 찾는다

입력 2022-05-22 14:33수정 2022-05-2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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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애플 제품 90% 이상 중국서 생산
코로나19 제한·미국과의 충돌 가능성에 리스크 커져
“애플, 인도 확장에 대해 일부 공급업체와 논의”
중국 내 애플 파트너들은 베트남서 생산 확대 고려

▲애플 아이폰을 조립 생산하는 폭스콘의 중국 우한 공장에서 지난해 8월 5일 근로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우한/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생산 차질 충격을 받은 애플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애플은 중국 정부의 엄격한 코로나19 대응 정책 등을 이유로 다른 나라에서 생산을 늘리고 싶다는 의사를 일부 위탁생산업체에 표명했다고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현재 애플 전 세계 생산에서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인도와 베트남이 중국의 대안으로 면밀하게 고려되는 국가들이다.

현재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 제품의 90% 이상이 중국에 있는 위탁생산업체들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렇게 높은 의존도로 인해 애플은 제로 코로나 부작용 이외에도 권위주의적인 중국 공산당 정부와 미국의 잠재적 충돌 가능성에 따른 위험에 직면했다.

시가총액 기준 미국 최대 기업이 중국 이외 지역에서의 생산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제조나 핵심 원자재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법을 고려하는 다른 서구권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WSJ는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제로 코로나를 이유로 상하이 등 대도시들을 잇따라 폐쇄한 이후 중국 의존도 축소 모색 움직임이 한층 강해졌다.

애플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지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애플 공급망에 대한 질문에 “우리의 공급망은 진정으로 글로벌하기 때문에 제품이 모든 곳에서 만들어진다”며 “최적화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도시 봉쇄는 많은 서구 기업에 공급망 병목 현상을 일으켰는데 애플이 대표적인 사례다. 애플은 코로나19 재확산과 그에 따른 중국 도시 봉쇄로 이번 분기 매출이 최대 80억 달러(약 10조1800억 원)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애플은 중국의 여행 제한으로 인해 지난 2년간 경영진과 엔지니어들을 현지에 보내 생산현장을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인구가 많고 생산 비용이 저렴한 인도가 중국의 대안으로 가장 유력하다. 애플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폭스콘과 위스트론 등 대만 기업들은 이미 인도에 공장이 있다. 애플은 지난달 인도에서 최신 아이폰 기종인 아이폰13 시리즈를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애플이 수출용 제품 생산을 포함해 인도에서의 확장에 대해 일부 공급업체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인도는 지난해 전 세계 아이폰 생산의 3.1% 비중을 차지했다”며 “올해는 6~7%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 가지 문제는 중국과 인도의 냉랭한 관계로 중국에 기반을 둔 조립업체들이 인도에 공장을 세우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이에 조립업체들은 베트남과 기타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중국에 본사를 둔 위탁생산업체인 럭스셰어정밀은 베트남에서 애플의 에어팟 이어폰을 생산하고 있다.

럭스셰어는 최근 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 콜에서 “일부 고객이 중국의 원활하지 못한 전력 공급과 코로나19 제한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며 “대량 생산을 위한 주요 예비 작업을 수행할 때 중국 이외 지역을 살펴보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는 “럭스셰어가 직접 그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애플이 해당 요청을 한 고객사인 것이 분명하다”며 “이는 중국 이외 지역이 본격적인 생산 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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