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해야 지갑 열린다’···유통업계, 체험형 매장 마련 각축전

입력 2022-05-28 08: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제타플렉스 풋살 경기장. (사진=롯데마트)

지난 달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종료되며 어느 업종보다 유통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그 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오프라인 매장의 증가세가 눈에 띄는 가운데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유통업계는 다양한 체험형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롯데마트는 제타플렉스 잠실점 옥상에 약 1300㎡(400여 평) 규모의 ‘풋살 경기장’을 오픈했다.

최근 예능프로로 여자축구가 인기를 얻으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풋살을 즐기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경기장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유소년축구교실이 무료공개수업으로 진행되며, 의무휴업일이 아닌 격주 일요일마다 ‘아빠와 함께하는 축구교실’과 ‘엄마와 함께 하는 힐링요가’ 수업도 진행해 지역주민들과의 소통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KFA(대한축구협회) 인증 체육지도자 코치진과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대비해 인명구조 자격증, 스포츠마사지 자격증을 보유한 직원이 상주한다.

롯데마트는 일찌감치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로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타플렉스 잠실점은 마트 1층의 70% 공간을 할애한 보틀벙커와 함께 다양한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탭’이라는 파격적인 공간을 선보이며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패션업체 자라가 잠실 롯데월드몰점을 약 5개월에 걸쳐 새단장하고 문을 열었다. 이 곳 역시 체험형 아이템을 적극 도입했다.

1층에 마련된 ‘뷰티 존에서는 고객이 증강현실(AR) 필터가 설치된 디지털 기기를 통해 3D 시뮬레이션으로 메이크업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실제 디지털 기기에 원하는 화장품을 선택하면 화장 이후 변화된 얼굴을 미리 볼 수 있다. 2층에 있는 ‘디지털 플레이그라운드’에는 아동형 피팅룸이 마련됐을 뿐만 아니라 체험형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옷 입기를 기다리는 동안 지루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마련한 것이다.

▲자라 잠실 롯데월드몰점에 마련된 뷰티존. 뷰티존에서 방문객은 디지털 기기를 통해 메이크업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사진=한영대 기자 yeongdai@)

1층 내 일부 피팅룸은 전 세계 자라 매장 최초로 적용된 ‘스페셜 피팅룸’이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인증샷을 올리는 걸 즐기는 MZ세대를 겨냥한 것이다. 자라는 스페셜 피팅룸에서 고객들이 특별한 피팅 인증샷을 남길 수 있도록 6주에 한 번씩 새로운 테마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사이먼은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오는 29일까지 ‘오픈 15주년 그랜드 애니버서리(GRAND ANNIVERSARY)’를 진행하는 가운데 역시나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인다.

매주 금~일요일 이스트(EAST) 중앙광장에서는 ‘JAZZ & BRASS BAND SHOW’를 일 2회 진행하고 키즈 고객 및 키덜트 마니아층에서 인기가 있는 ‘건담 베이스 팝업 스토어’가 전날부터 6월6일까지 EAST 중앙광장에서 열린다. 이번 팝업 스토어에서는 한정판 상품 판매 및 조립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이밖에도 29일까지 캐논 포토존을 설치해 즉석사진 촬영 및 인화 이벤트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은 기흥점 지하 2층에 인도어 서핑 숍 ‘플로우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인공 파도 위에서 시속 27㎞의 속도로 즐길 수 있는데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다보니 예약률이 100%에 육박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서울 마포구 월드컵점에 업계 최초로 도시형 스마트팜 카페 ‘팜스365’를 오픈했다 (사진=홈플러스)

이마트타운 월계점의 ‘바운스 트램폴린’은 어린이들이 트램폴린부터 짚라인, 클라이밍까지 다양한 활동을 한자리에서 할 수 있도록 꾸몄고, 홈플러스는 서울 마포구 월드컵점에 업계 최초로 도시형 스마트팜 카페 ‘팜스365’를 오픈했다. 파종부터 수확까지 소비자가 직접 재배 현장을 볼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은 단순히 물건만 구매하는 콘셉트의 대형마트 공간으로는 이커머스와 경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고객의 직접적인 참여를 끌어내야 매장으로의 방문을 유도하면서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계산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흥노 롯데마트 비식품테넌트 MD(상품기획자)는 “고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로 만족도를 높이면서 매장에서의 체류 시간도 늘려나갈 계획”이라면서 “뻔한 마케팅에서 벗어나, 생활 속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