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이 4%대로 진입할 전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민간소비 회복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공급망 차질,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맞물려 물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이미 큰 폭으로 조정받은 코스피를 다시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1년 만에 4%대로 높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존 1.7%에서 4.2%로 올려 잡았다.
일반적으로 물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한 안전자산에 수요가 몰린다. 현금, 금, 부동산, 원자재 등의 실물자산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시기 현금은 매력적인 투자 대안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 가만히 있어도 화폐 가치가 떨어져 실질적인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 결국 현금을 묶어두는 게 능사가 아니라, 대체 투자처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시장 변동성이 높을 땐 금, 부동산,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것도 헤지 전략 중 하나다. 다만 자본이 적은 투자자들이 부동산이나 금 현물을 매매하긴 쉽지 않기 때문에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 펀드 등을 통해 간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에너지, 농산물 관련 상품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올해 들어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 ‘신한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은 300% 이상 급등했다. ETF 시장에서는 ‘KODEX WTI원유선물(H)’과 ‘KODEX 3대농산물선물(H)’이 각각 55.52%, 34.13% 오르며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1.09%)을 크게 웃돌았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국들의 긴축 행보와 미국의 리세션(경기침체) 우려로 달러 강세를 이끌었던 동력이 다소 소진된 모습”이라며 “마침 원ㆍ달러 환율도 단기간 내 급등한 상황이고, 외국인 비중이 2009년 이후 최저치까지 내려온 만큼 이들의 환입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낙폭이 컸던 기술주 역시 길게 보면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낙폭이 컸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반도체, 전기차, 메타버스 등이 유망한 투자처라는 건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