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건강이상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푸틴의 건강 문제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건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 것인데요. 심지어 요양원에 강제 입원당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이제 푸틴의 시대가 저무는 걸까요.
MI6는 영국의 해외정보 전담 정보기관으로, 디어러브 국장은 1999~2004년 MI6 국장을 지냈습니다. 디어러브 전 국장은 내년 안에 푸틴 대통령이 실각하고 요양시설에 수용될 것으로 관측했는데요. 푸틴이 요양시설에 나오더라도 더는 러시아의 지도자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디어러브 전 국장의 이러한 전망은 최근 전세와 관련이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후 예상 밖의 고전을 겪고 있는데요. 세계무대에서 경제적·정치적으로도 고립되며 예상보다 더 궁지에 몰리고 있습니다. 이에 러시아 내부에서 푸틴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전쟁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디어러브 전 국장은 푸틴의 후임으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비서관을 언급했습니다. 파트루셰프 비서관은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의 핵심 설계자로 알려졌습니다. 1999~2008년까지 옛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후신인 러시아연방보안국(FSB) 국장을 지냈고, 2008년부터 러시아 안전보장이사회 장관을 역임 중입니다.
14일 미국 잡지 뉴라인즈는 3월 익명의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와 미국 벤처 투자자 간 통화 내용이 담긴 11분 분량의 녹음을 입수해 보도했는데요. 러시아 인사는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이 혈액암에 걸려 위중한 상태”라며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수술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올리가르히는 러시아 경제 상황에 불만을 드러내며 푸틴 대통령이 미쳤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 역시 최근 팟캐스트 ‘렉스 프리드먼’에서 2015~2017년 사이 여러 차례 푸틴을 인터뷰했는데 그즈음 푸틴이 암에 걸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스톤 감독은 푸틴 대통령을 10여 차례 인터뷰해 ‘더 푸틴 인터뷰(2017)’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바 있습니다.
MI6의 전직요원인 크리스토퍼 스틸은 15일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다른 곳의 정보원들에게 듣기로는 푸틴이 실제로 심각하게 아프다고 한다”며 “푸틴의 건강 악화와 함께 크렘린궁 내부의 권력 구조도 점점 혼란에 빠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푸틴의 병명이 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9일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 행사 이후 푸틴 대통령의 건강이상설은 증폭되고 있습니다. 따뜻한 날씨에 무릎 담요를 덮고 있는가 하면, 헌화하기 위해 이동할 때 한쪽 팔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부자연스러운 걸음걸이를 보이기도 했죠. 지난달 성당 미사에서 입술을 자주 깨물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인 이후 또다시 건강 이상 징후를 보인 겁니다.
부다노프 국장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가 이미 진행 중이며 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8월 중순이면 전쟁이 전환점에 도달하고 올해 말이면 전쟁이 끝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그는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한다면 푸틴 대통령은 제거되고, 그의 나라도 붕괴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수도 키이우를 방어하는 데 성공했고, 최근에는 제2의 도시 하르키우도 되찾았습니다. 그러나 헤르손 등 남부 주요 거점을 러시아에 빼앗겼고,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요충지 마리우폴도 함락된 상태입니다.
예상보다 길어진 전쟁에 우크라이나는 물론 러시아도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특히 러시아는 전쟁을 일으킨 푸틴 대통령의 건강이상설에 쿠데타설까지 불거지며 혼란이 더 커지고 있는데요. 전쟁의 향방이 어떻게 흘러갈지, 또 푸틴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전 세계적인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