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권교체·대만 군사개입...바이든 입에 긴장하는 관리들

입력 2022-05-2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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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만 관련 발언 논란 3차례
백악관과 국방부 “하나의 중국 불변” 해명
CNN “행정부 고위 관리들 당황스러워 해”
우크라 전쟁 당시 러시아 정권 교체 시사해 논란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 일본 도쿄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여러 차례에 걸쳐 국제정세와 관련한 논란의 발언을 내놓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당황하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특히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23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대만을 방어하기 위한 군사적 개입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건 우리가 한 약속”이라고 답했다.

그는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에 동의한다”면서도 “이에 관한 모든 합의가 이뤄졌다지만, 강제로 취해질 수 있다는 생각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나의 중국은 대만과 연일 대립하는 중국이 내세우는 정책으로, 대만의 독립을 반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국은 중국과 맞붙으면서도 하나의 중국 정책만큼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중국 외교부가 반발했고 미국도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우리의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정책과 대만 해협의 평화에 대한 약속을 반복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역시 별도 브리핑에서 “하나의 중국은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CNN은 보좌관들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의 일부 고위 관리들도 이번 발언에 당황했다고 전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하루 뒤 직접 나서서 “대만 정책에 변한 것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대만과 관련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후 백악관이 해명한 건 지난 9개월 새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지난해 8월과 10월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유사한 입장을 밝혔다가 백악관이 수위를 낮춘 적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공격적인 발언은 다른 이슈에서도 있었다. 올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정권 교체를 시사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겨냥해 “이런 사람은 집권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곧바로 “정권 교체를 논한 게 아닌 이웃 나라에 대한 권력 행사를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해야 했다.

이후 공화당의 짐 리시 상원 의원이 “대통령은 대본대로 읽으라”며 핀잔을 주는 등 미국 내에서도 대통령의 발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럿 나왔다.

다만 일각에선 대통령 발언이 의도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외교협회 소속의 미·중 전문가 데이비드 색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그의 보좌관들에 앞선 것일 수 있지만, 실수와는 매우 다르다. 대통령은 백악관이나 국무부의 대변인이 아니다”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두둔했다.

AFP통신은 “실언인지 반응을 떠보기 위한 시험인지, 바이든 대통령의 느슨한 입이 세계를 흔들고 있다”며 “대만 방어 약속부터 러시아 정권교체 제안에 이르기까지 외교를 뒤흔들 뻔한 발언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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