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N번방에 접속해 수백개의 야동과 사진을 내려받아 소지한 20대 남성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갓갓(문형욱)’이나 ‘박사방(조주빈)’이 유포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인지 몰랐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울산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박현배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착취물소지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2월 울산 북구 자신의 주거지에서 노트북과 휴대폰을 통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N번방’에 접속해 사진과 동영상 657개를 다운받아 소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법정에서 사진과 동영상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인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내려받은 사진과 동영상 상당수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파일들 이름이 1개를 제외하고 모두 숫자와 영문 알파벳의 조합으로만 이뤄져 그 사진과 동영상이 어떤 내용인지 전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사진과 동영상이 ‘N번방 성착취 사건’의 주범인 ‘갓갓’이 ‘박사방’이 최초 유포한 것이기는 하나 이후 다른 경로로도 많이 퍼졌다”며 “검사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N번방’의 실체를 알고 있었다거나 ‘갓갓’ 또는 ‘박사방’에서 유포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인 줄 알고 내려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n번방’을 만든 ‘갓갓’ 문형욱이 징역 34년을 확정받았다. ‘박사방’ 2인자로 불린 ‘부따’ 강훈은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문형욱의 상고심에서 징역 3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문형욱은 지난 2015년부터 미성년자 피해자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성폭력을 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