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국가대표 권투선수, 장애인 父 폭행 살해…2심에서도 징역 10년

입력 2022-05-2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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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서울고등법원)

장애가 있는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국가대표 출신 권투선수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26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최수환)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남성 A(22)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인천 미추홀구 거주지에서 아버지 B씨(50대)를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B씨는 허파, 신장 등 장기 파열과 온몸 다발성 골절 등 상해를 입고 다음 날 오전 숨졌다.

A씨는 “아버지가 쓰러졌다”라며 119에 신고하는 등 사고사를 주장했으나,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있다’라는 부검 감정 결과를 전달받고 5개월가량 내사를 벌인 끝에 A씨가 B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구속했다.

사망한 B씨는 알코올의존증후군과 뇌병변에 따른 편마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혼 후 집을 떠난 어머니의 부탁을 받고 2009년부터 9월부터 B씨와 함께 지내왔던 A씨는 외출 시 B씨를 방 문고리에 젓가락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방에 가두고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뇌병변으로 인해 영양상태의 균형이 필요한 B씨에게 컵라면이나 햄버거 등 간편식을 주로 제공하고 4개월여간 단 한 번도 씻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9명 모두 A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하고 5년 이상의 징역형을 택했다. 당시 A씨는 사고사를 주장하며 무죄를 호소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A씨가 친아버지 B씨에 대한 불만을 품고 폭행해 살해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나쁘다”라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피해자의 사망은) 타인의 폭행 등으로 발생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고,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대에 피해자가 접촉한 사람은 피고인뿐”이라며 “피고인에게 피해자 사망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본 1심은 정당하다”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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