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브로커’는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이다. 베이비박스에 담긴 아이를 몰래 가로채 새로운 부모와 이어주는 브로커들(송강호, 강동원)이 아이 엄마(이지은)를 만나 함께하는 로드트립을 다룬다. 한편 그들의 행각을 미심쩍게 여기는 형사들(배두나, 이주영)이 조용히 따라붙는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등 혈연 가족과 유사 가족의 이야기를 꾸준히 내놓고 2018년 ’어느 가족’으로 제71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타며 경력의 정점을 찍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방향성이 이번에도 잘 드러났다는 평가다.
송강호는 ‘브로커’를 비롯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전체 작품에 대해 “그가 추구하는 테마가 있다면 그건 친가족이나 유사 가족 같은 ‘형태’가 아니다. 그 가족을 중심으로 빚어지는 어떤 것들일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장 소중하고 고귀한 감정 혹은 우리가 놓치고 잃어버린 감정이 무엇인지,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을 해야 하는지를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이다. 그 굉장히 섬세하고 무서울 정도로 현실적이다. 그래서 더 감동적이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고 평했다.
일본 감독과 한국 배우의 만남에 대해 외신 기자가 질문하자 송강호는 “고레에다 감독님은 한국의 문화를 굉장히 잘 이해하는 일본 감독님이라 이질적인 지점은 거의 없었다. 나도 고레에다 감독님의 작품을 거의 다 봤고, 나뿐만 아니라 일본 영화가 지닌 미학적 성과와 아름다움을 많은 한국 팬들이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브로커’의 이야기 특성상 갓난아이가 실제로 출연하게 되는데, 송강호는 이 같은 촬영 장면을 두고 “우리가 몰랐던 어떤 새로운 어떤 장면들이 연출돼서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기도 하지만 그 작업의 과정은 상당히 어렵다. 고레에다 감독님은 어린 배우들과의 소통 심리적인 조율 면에서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송강호는 남우주연상 수상에 대해 “영화의 다양성을 예의주시하며 박수 쳐주고, 성원을 보내주는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송강호는 이후 귀국길에 올라 31일 서울에서 열리는 언론시사회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