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 후 30% 치솟아
30일 메모리얼데이부터 9월 노동절까지 드라이빙 시즌
팬데믹 이후 억눌린 여행 수요 늘어 가격 추가 상승 조짐
28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은 갤런당 4.6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은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금까지 30% 치솟았다. 현재 가격은 지난해 메모리얼데이 주말 당시보다 약 50% 높은 수준으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휘발유 가격도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드라이빙 시즌이 이제 시작한다는 것이다. 드라이빙 시즌은 30일 메모리얼데이부터 9월 노동절 연휴까지를 가리킨다. 최대 성수기 중 하나인 이 시즌에 유가가 가파르게 뛰면서 소비가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치솟는 가장 큰 원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다. 전쟁이 발발한 후 서방의 대러 제재로 하루 최대 300만 배럴 수준의 러시아 원유가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이 앞으로 더 많은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예상은 유가 상승을 더 부추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많은 석유 기업들이 오래되고 수익성 떨어지는 공장을 폐쇄하면서 재고가 부족해진 점도 원인이다. 팬데믹 기간 미국 정유 시설의 약 3%가 가동을 멈춘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팬데믹 이후 경기가 최악의 상황에서 점차 회복하면서 길거리로 나서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늘어난 점 역시 휘발유 가격에 자극을 줬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연휴가 낀 이번 주말 자동차로 여행을 계획 중인 시민들은 349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4.6배 증가한 규모다. 또 미국호텔·숙박협회가 성인 22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60%가 지난해보다 올해 더 많은 휴가를 보낼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 시장 조사업체 OPIS의 톰 클로자 창업자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건 사람들이 운전을 덜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하지만 사람들은 ‘이번 여름엔 휴가를 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6월 말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하면 억눌린 수요가 실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7월은 휘발유 수요 증가로 두렵고, 8월은 허리케인 가능성 때문에 두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