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전기가 기존 총 주식 수 대비 57.51%에 해당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본업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매출 대비 4배에 가까운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화전기는 480만 주 규모 주주 우선 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을 777원으로 확정했다. 이달 24일 2차 발행가액을 산정한 후, 둘 중 낮은 금액으로 발행가액을 확정한다. 발행가액은 기준 주가에 할인율 30%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1차 발행가액 기준 372억 원 규모다. 회사는 모집한 자금을 공장 신축에 171억 원(1순위), 공장 노후시설 유지보수 10억 원(2순위), 채무 상환 184억 원(3순위) 등에 쓸 계획이다.
이화전기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667억 원으로 전년(532억 원) 대비 25.37%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29억 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를 지속 중이다. 올 1분기에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95% 줄었다.
주목할 점은 이 회사가 매출액 대비 4배에 가까운 투자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이나 CB(전환사채) 등에 1692억 원을 투자 중이고, 부동산에도 490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총자산 대비 50%를 훌쩍 넘기는 수준이다.
회사 측은 투자가 순항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투자를 통해 올해 1분기에만 7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189억 원, 2020년에는 154억 원 등의 수익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리스크도 있다. 투자실패다. 이 회사가 투자 후 거래 정지된 종목은 이큐셀, 이노와이즈, 휴센텍 등이다. 이 중 일부 투자금은 아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해 대손설정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전 세계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어 불안은 커진다.
대규모 신주 상장에 따른 오버행(공급과잉) 우려도 있다. 이 회사는 최근 3년 동안 유상증자 2회, CB 발행 3회,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1회 등을 통해 1187억 원을 조달했다. 이번 유상증자 역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주가 희석 우려가 나온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최근 사업연도에 부진한 영업손익을 시현함에 따라, 당기손익 개선 및 현금흐름 창출을 위해 금융상품 및 투자부동산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