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1급 보안 구역인 만큼 전속 사진사나 허가를 받은 사진기자만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또 사진은 대통령실 등 공식적인 공보 라인을 통해 공개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공식 창구를 거치지 않고 김 여사의 팬클럽을 통해 공개된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진은 김 여사의 카메라로 부속실 직원이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사진 대통령실 관계자는 “보안 규정상 특별히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집무실 내부 사진이 사적 경로로 공개된 데 이어 대통령실이 해명을 번복하며 논란을 키웠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죠.
대통령의 사진은 국정철학과 통치 메시지 등을 담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큽니다. 게다가 대통령의 동선 등이 드러나는 만큼 국가 안보와도 직결돼 있죠. 그래서 대통령집무실 등 대통령과 근접한 곳에서 허가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전속 사진사뿐입니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는 역대 전속 사진사는 누가 있었을까요,
청와대 전속 사진작가는 노태우 전 대통령 임기 중반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전까지는 공보처 공무원이 파견 근무의 형태로 대통령의 공식 행사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고 김영삼 대통령의 전속 사진사는 김현종 작가였고, 고 김대중 대통령은 홍성규 작가가 맡았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전속 사진사는 장철영 작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전속 사진사는 김용위 작가였습니다. 특히 장 작가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4년 동안 50만 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다고 하는데요. 노 전 대통령이 손녀를 자전거 뒷좌석에 태우고 달리는 유명한 사진 역시 그의 작품입니다.
장 작가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전속 사진사로도 활동했는데요. 청와대 공보영상팀장으로서 행정관직을 맡았던 그는 2019년 잇몸이 녹아내리고 생니까지 뽑는 등의 업무 과중으로 청와대를 떠났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속 사진사는 김진석 작가였습니다. 김 작가는 문 대통령의 타임지 표지를 찍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피터 수자가 2011년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 때 백악관 상황실을 촬영한 사진은 사진 전문가들과 정치학자들로부터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사진 속 오바마 대통령은 구석 자리에 앉아있고, 작전 관계자인 마샬 웹 대령이 가장 ‘상석’으로 보이는 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입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자리를 양보하는 웹 대령에게 “여기서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은 당신”이라고 사양하며 구석 자리에 앉았다고 합니다.
수자는 ‘사진을 잘 받는 대통령의 비결’에 관해 묻자 “카메라 렌즈는 자신을 향하지만 결국 국민을 비춘다는 것을 아는 대통령”이라고 답했습니다. 전속 사진사들은 대통령과 참모들이 집무실과 관저에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전해줍니다. 어쩌면 전속 사진사들의 진짜 역할은 대통령과 국민 간의 거리를 좁히는 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