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취임사를 손글씨로 쓰면 백화점 상품권 등을 주기로 한 이벤트를 두고 논란이 일자 법무부가 행사를 돌연 중단했다.
법무부는 2일 “법무부 장관 지시에 따라 이번 행사를 금일 자로 중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 법무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민 여러분과의 활발한 소통과 새로운 법무부로 나아가기 위해 ‘법무부 비전 릴레이 캠페인’을 시작한다"며 이같은 이벤트를 진행했다.
‘정의와 상식의 법치, 미래 번영을 이끌 선진 법치 행정’ 문구를 손글씨로 적어 SNS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백화점 상품권(5만 원 권), 베이커리 상품권(1만 원 권), 편의점 상품권(5000원 권) 등 총 80만 원 상당의 경품을 주기로 했다. 이벤트 시작 후 200여 명이 참여해 글을 올렸다.
그러나 법무부가 손으로 쓰도록 한 문구가 한 장관의 취임사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문제가 됐다. 한 장관은 지난달 17일 취임하면서 “‘정의와 상식의 법치’를 앞으로 법무부가 나가야 할 방향으로 제시한다”며 “선진 법치행정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번영을 이끌어 나가자”고 했다.
이번 행사에는 법무부 홍보 예산이 배정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법무부가 세금으로 장관 개인 홍보성 행사를 진행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박범계ㆍ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당시에도 SNS가 장관의 행보를 부각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긴 했지만 취임사를 적게 하고 경품을 주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논란이 일자 법무부는 행사 일주일 만에 중단한 것이다.
법무부는 “이번 행사는 법무부가 앞으로 나아갈 비전을 국민들께 널리 알리기 위한 것으로서 과거 법무부에서도 유사한 행사가 수차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행사는 부처의 통상적인 홍보업무의 일환으로서 장관에게 사전 보고되지 않은 채 진행됐다”며 “법무부 장관은 이번 사안을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된 후 ‘통상적인 홍보활동 일지라도 비판적 시각이 있을 수 있다면 중단하는 것이 좋겠다’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에 따르면 한 장관은 “과거부터 해 오던 것일지라도 장관 개인 홍보성으로 보일 수 있는 행사 등은 앞으로 일체 하지 말라”고 법무부 실·국·본부에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