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장관은 2일 페이스북에 “몇몇 분들이 다시 읽게 된다며 보내주셔서 나도 다시 읽어본다. 그리고 민화를 다시 들여다본다. 조선시대 ‘고양이 탈을 쓴 호랑이’를 그린 민화의 주인공은 어떤 심정으로 호랑이 몸짓에 고양이 얼굴을 그렸을까”라며 지난달 7일 자신이 썼던 글을 공유했다. 이 위원장이 민주당 텃밭으로 여겨지는 인천 계양을에 나가 당선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박 전 장관은 “명분과 실리를 놓고 정치권이 다시 시끄럽다”며 “계양과 분당에 대한,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훈제를 위한 연기는 살 속으로 소리 없이 파고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명분은 정치인이 쌓은 시간에 비례하고 실리는 정치인이 어떤 전장을 택하냐와 직결된다”며 “박지현은 ‘민주당의 명분’이라는 표현을 썼으나,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 ‘화살’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왕지사 이렇게 된 것 ‘크게 품고 눈감아 주자’는 조언도 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다가올 미래가 혼란스러워 보인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래도 애당심이라는 것에 기대보지만, 원칙과 공정이라는 가치 앞에 더 혼란스러워지는 마음”이라며 “어찌 보면 대한민국 각 분야 가운데 가장 고무줄 잣대를 지속하는 곳이 정치권이다. 특히 공천 시즌이 오면 더하다. 그 고질병은 반드시 혁신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다”고 말했다.
그는“문득 민화에서 보았던 ‘고양이 탈을 쓴 호랑이’ 그림을 떠올리게 했다. 정치인들은 가면을 쓰고 사는 존재라고들 하지만, 한편으로 가장 진심과 본질이 중요한 사람들이기도 하다”며 “나는 ‘고양이 탈을 쓴 호랑이’보다 단원 김홍도의 ‘기백이 넘치는 호랑이’를 너무나 당연시했나 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 혼란의 시대에 김홍도의 호랑이를 닮은 ‘이 시대의 노무현’은 찾기 힘든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있었던 제8대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곳 중 5곳에서만 승리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선거 참패에 따른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당 지도부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