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전국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압승했다. 2일 개표마감 결과 국민의힘은 시·도 광역단체 17곳 가운데 서울과 부산·대구·울산·인천·대전·세종시, 경남북·충남북·강원 등 12곳을 휩쓸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텃밭인 광주와 전남·북 외에 경기·제주 등 5곳만 차지하면서 참패했다. 4년 전 선거에서 보수진영이 궤멸되고, 민주당이 대구·경북과 제주 등 3곳을 뺀 14곳의 단체장을 장악했던 것과 정반대의 양상이다. 지방권력이 완전히 교체됐다.
기초단체장도 여당이 확실한 우세를 보였다. 226개 선거구에서 국민의힘이 145곳을 석권했다. 민주당은 63곳에서만 이겼다. 특히 서울은 4년 전 25개 자치구에서 서초구 한 곳만 제외한 24개 구청장을 민주당이 차지했었다.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17곳, 민주당이 8곳에서 당선됐다. 전국 7개 지역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5석을 얻었다.
민심이 여당의 안정적 국정운영에 힘을 실은 결과다. 지방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절차다. 하지만 이번에는 처음부터 중앙정치가 지배하면서 의미가 각별해졌다. 국민들은 3월 대통령선거에서 지난 정권의 실정(失政)을 심판하고 정권을 바꿨다. 그리고 5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3주일 만에 지방선거가 치러졌다. 그럼에도 대선에서 패배한 야당 후보가 3개월도 안 돼 국회의원에 다시 출마해 지방선거를 대선 연장전으로 몰아가고, 김포공항 이전 등 지역단위를 넘어선 공약까지 쏟아내 여야 대결 분위기를 과열시켰다.
이번에 여당이 압승한 결과는 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거듭된 외면이다.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했음에도 반성하고 쇄신하는 모습이 없었다. 오히려 국회의 거대 의석으로 새 정부의 발목을 잡고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등 무리한 입법을 강행하는 등 오만한 행태로 독주했다.
민심의 선택이 분명해졌다. 윤석열 정부에 기대가 크고, 정권 초의 국정동력에 힘을 실어준 만큼 열심히 잘하라는 준엄한 명령이기도 하다. 지금 나라 사정과 국민의 삶은 어느 때보다 어렵다. 물가는 폭등하고 경기가 뒷걸음치면서 한국 경제가 과거 겪어보지 못한 스태그플레이션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이제 윤석열 정부는 확고한 국민 지지를 바탕으로 경제 도약과 잘못된 사회구조의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윤 대통령은 노동·연금·교육개혁을 첫손으로 꼽았다. 여기에 공공부문까지 누적된 비효율로 성장잠재력을 갉아먹고 있다. 추락한 기업가정신을 되살리기 위한 규제의 획기적인 혁파 또한 시급한 과제다. 문제는 여전한 국회의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이다. 야당은 2년 후의 다음 총선까지 다수 의석으로 계속 어깃장을 놓을 태세다. 정부는 강한 추진력과 국민들과의 진솔한 소통으로 이들 장벽을 극복하고 경제와 안보,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개혁에 집중해 나라의 더 나은 길을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