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2차 발사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2차 발사에서는 1차 발사와는 달리 모사체가 아닌 실제 위성이 탑재된다. ‘절반의 성공’이었던 1차 발사의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지난달 25일 누리호의 2차 발사예정일을 오는 15일로 확정했다. 기술적 준비상황과 최적의 발사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 날짜다. 기상 여건 등 변수로 인해 발사가 미뤄질 것을 대비해 예비 일정 역시 16~23일로 잡았다.
앞서 누리호 1차 시험 발사는 지난해 10월에 있었다. 당시 각 단의 분리와 페어링 분리 등 비행 절차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다만, 마지막 3단 7톤급 엔진이 목표한 출력을 내지 못해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올리는 데는 실패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이후 과기정통부는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그 결과 비행 과정에서 3단 엔진 내 산화제 탱크 균열로 인해 연료가 새면서 추진력이 약해진 사실을 밝혀냈다. 균열의 원인은 산화제 탱크 내 고압 헬륨 탱크 고정 장치 부실이었다.
2차 발사에서는 이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당시 이미 조립이 완료된 3단 엔진을 해체 후 재조립했다. 이로 인해 당초 5월에 계획됐던 2차 발사 역시 이달로 미뤄지게 됐다.
3단 엔진을 보강한 2차 발사에서는 위성모사체 뿐 아니라 국내 기술력으로 제작한 성능검증위성을 함께 탑재한다. 4개의 큐브위성을 포함한 성능검증위성은 실제로 작동하는 위성이다. 발사에 성공할 경우, 700km 고도에서 위성모사체와 함께 분리돼 위성의 자세한 정보를 지상국에 보내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2차 발사에서 성능검증위성과 위성모사체가 궤도에 안착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톤급 이상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7번째 나라가 된다. 물론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가 있었으나, 핵심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1단부를 러시아가 제작해 온전한 국산이 아니었다. 특히 한국 기술로 만든 위성을 탑재한 한국형 발사체가 한국에서 발사에 성공한 사례로 기록된다. 이번 2차 발사가 2010년부터 본격 개발을 시작해 약 2조 원이 들어간 한국형 발사체 역사에 한 획을 그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바야흐로 대 우주시대다. 지난해 7월에는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과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이 전문 우주비행사와 동행해 민간 우주여행에 성공했다. 두 달 뒤인 9월에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민간인만이 탑승한 우주여행을 마치기도 했다.
이에 비해 한국의 우주산업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020년 기준 우주개발 예산은 7억2200만 달러, 국내총생산(GDP) 대비 0.04%로 우주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국가들에 비해 한참 적은 수준이다. 민간기업 수 역시 2021년 기준 61개로 전 세계 기업의 0.006%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물론 정부 역시 우주산업 육성에 힘을 주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우주산업 예산을 전년 대비 9% 이상 확대했다. 또한, 최근 방한한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미국 주도의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협정’에 공식 서명했다. 지난달 26일 나로우주센터를 방문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역시 “우주발사체 기술을 온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하며 관계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누리호 1차 발사 이후 많은 전문가들은 “실패로 봐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차례 시험의 실패일 뿐이고 이를 통해 점차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번 역시 성공을 장담할 순 없다. 다만, 대 우주시대에 우주강국으로 향하는 두 번째 발걸음으로서 이번 2차 발사를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