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효율 높이는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에 앞장
①청바지 입고 회사 가고, 호칭은 ‘님’
②자율출퇴근에 메타버스로 소통, 면접은 AI가
③ESG 경영 도입, 지속가능에 힘쏟는 제약기업
제약사들이 달라졌다. 정장과 넥타이가 아닌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의 복장 자율화는 기본에 메타버스 등 가상현실을 통한 교육과 인공지능(AI) 면접으로 직원을 뽑는다. 스마트 오피스 운영에 자율 출퇴근제, 재택근무 활성화 등 탄력적인 근무형태를 도입하고,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직급 호칭도 없앴다.
과거 전통적인 제약사들은 근엄한 조직 문화가 강했던 기업군이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구성원들의 행복과 인재 육성이 곧 기업 경쟁력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춰 변화를 선택했다. 지난 2년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업무가 정착되고, MZ세대가 입사하면서 변화는 더 빨라졌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지난해 7월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율복장제’를 도입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제약, 동아에스티 등 계열사가 모두 참여한다. 임직원들은 복장에 대한 특별한 규정 없이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맞게 업무효율을 높이는 자율복장으로 근무한다. 앞서 동아쏘시오그룹은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2017년 ‘캐주얼데이’를 처음 도입한 후 2020년 매주 금요일로 확대 운영하다가 지난해 자율복장제를 안착시켰다.
JW그룹은 2019년 6월부터 매주 금요일 자율복장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7월부터 9월 중순까지 한시적으로 주중 자율복장제 적용하고, 9월 중순 이부 시간(T), 장소(P), 상황(O)에 맞는 복장 착용으로 유연한 조직문화 조성에 나섰다. 이는 임직원의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조직문화 지향, 각각의 업무환경에 맞는 적합한 복장을 착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임직원 불편 해소와 가벼운 옷차림으로 편안한 업무환경 조성, 업무효율성 증진이 목적이다.
다른 기업군과 마찬가지로 제약업계도 이미 수년전부터 출퇴근 시 직원들의 편안함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자율복장을 꾸준히 도입해 왔다. 특히 다수 제약회사들이 날씨가 더운 여름철 반바지와 티셔츠 차림의 편안한 옷을 입도록 하고 있고, 캐주얼데이 또는 자율복장 착용의 날 등 부분적인 자율복장제를 도입한 회사들도 있다.
동화약품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탄련근무·집중근무 등 유연근무제와 캐주얼데이·비즈니스캐주얼 등 조직문화 개선을 추진한 바 있다. 또한 일동제약은 출퇴근 시 복장에 대한 특별한 규정을 두지 않고 있고, 보령도 지난해 3월 복장 자율화를 도입했다. 대웅제약은 2012년부터 매년 6~8월 쿨비즈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동국제약도 지난해 9월부터 평일 캐주얼 복장을 허용하는 ‘비즈니스 캐주얼’ 제도를 적용했다.
제약사들의 자율복장제는 직원들이 업무에 더 집중하도록 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과도한 노출이나 지나치게 눈에 띄는 복장은 지향하고 있다. 또한 정장을 주로 착용하는 영업·마케팅 등 대면 업무 부서도 자율복장제에서는 제외된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불필요한 규정과 절차를 없애자는 취지로 자율복장제를 시행하게 됐다. 격식을 벗고 혁신을 입자라는 슬로건으로 직원들 스스로 복장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업무효율성은 올리고 다름과 차이를 존중하는 기업문화가 구축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다수 전통 제약사들은 최근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직급 체계를 줄이고 호칭을 없애는 등 변화하는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종근당의 경우 조직문화 혁신을 통해 지난해 전통적인 가치를 중요시 하면서도 혁신형, 가족주의적 조직문화로 대변되는 ‘성공적인 벤처기업의 조직문화’를 지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있다. 지난해 창립 80주년을 맞아 서울대 경영대학 연구진이 1050명의 종근당 및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지난해 기념식에서 김태영 종근당홀딩스 대표는 “종근당은 직급을 간소화하고 단상 위의 임원석을 없애는 등 작은 것에서부터 사고의 다양성과 수평적 기업문화가 조성되도록 노력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동오쏘시오홀딩스와 대웅제약도 직급체계 단순화로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에 나섰다. 보령도 지난해 7월부터 전 사원 ‘매니저’로 호칭 통일하고 직급도 기존 7개에서 4개로 통합 및 간소화했다. 보령 관계자는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자율과 책임을 통해 스스로 업무성과와 동기부여를 만들어 가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