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피스텔 가격 상승세가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보합 및 하락을 기록하며 다소 주춤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새 정부의 비(非)아파트 규제 완화 기조가 서울 오피스텔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부동산원 오피스텔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4월 서울 오피스텔 가격은 전월 대비 0.1% 상승하며 지난해 6월 이후 11개월째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종로구와 중구, 용산구가 속한 도심권 오피스텔 가격은 0.22% 오르며 3월 상승률(0.07%)대비 오름폭이 확대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 3단지’ 전용면적 37㎡형은 지난달 17일 3억2750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이 지난달 10일 3억8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일주일 새 약 2000만 원 올랐다. 경희궁의 아침 3단지는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과 5호선 광화문역이 모두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더블 역세권이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래미안 용산 더 센트럴’ 전용 51㎡형은 지난달 7일 9억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같은 평형이 2월 27일 8억4000만 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6000만 원 올랐다. 래미안 용산 더 센트럴은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과 지하로 연결돼있다.
국토교통부는 민간임대 활성화 위해 주택 수 산정 시 비아파트를 제외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비아파트를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면 소형 주거용 오피스텔을 보유한 다주택자들의 세금이 줄어들어, 임대차시장에 공급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비아파트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만큼, 오피스텔을 매수해도 향후 각종 세제 규제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수요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오피스텔 수요는 분양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2일 진행한 서울 강서구 염창동 ‘염창동 에이치밸리움 2차’ 청약에서 전용면적 50㎡A‧B 평형이 각각 43.5대1, 26.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 금리 인상 및 아파트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향후 오피스텔 가격 상승이 지속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가 단기적으로 오피스텔 수요 및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피스텔 시장의 상승과 하락은 기본적으로 주택(아파트) 시장과 연계돼있다. 지난해부터 오피스텔 시장이 강세를 보인 것은 아파트 시장에서의 공급 문제 때문”이라며 “주택 시장이 안정세,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는 오피스텔 시장이 강세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