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원 변화로 은행채 발행이 약세를 보인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9일 한국투자증권 김기명 연구원은 “우량 회사채는 발행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A등급 이하 회사채 시장은 여전히 수요가 얼어붙어 있는 상태”라며 “회사채 발행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들 기업이 회사채 대신 은행 대출창구를 활용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롯데나 SK 계열의 A등급 계열사들이 절차가 복잡하고 평판 훼손도 우려되는 P-CBO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은행권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은 더욱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5대 은행 예·적금은 5월 한 달간 20조 원 가까이 유입된 반면 가계대출은 1조3000억 원 감소했다”며 “이것만 보면 은행채 약세 발행까지 불사하면서 자금을 조달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은행채 약세 발행을 하는 것은 기업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대출재원 마련을 위한 자금조달 필요성이 강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도 은행채 약세에 일조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과거 사례를 보면 시중은행들은 통상적으로 규제환경 변화 등에 따라 규제 준수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 봉착하고 은행채 발행을 통해 규제 준수의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경우 금리 불문하고 은행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최우선 순위로 두곤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