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오르거나 기준일 이전 폐업해 제외…억울”
중기부 “확인지급·이의신청 때 소명 도울 것”
“2020년 매출은 3만3000원이 나왔는데, 2021년 매출은 470만 원이 나왔다고 손실보전금 지원에서 배제됐다. 이게 과연 형평성이 있는 정책인지 궁금하고 답답하다”
경기도 군포에서 그래픽 공방을 운영하는 김보연 사장은 9일 이렇게 말하며 울먹였다. 이날 손실보전금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 수십 명은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 위치한 곳이다.
김 사장은 이날 자신의 세금 신고서까지 직접 보이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2020년 11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창업사관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사업자를 냈고, 2021년 5월 말에 영업을 시작했다.
소진공 교육 기간 발생한 3만 3000원의 매출로 손실보전금 지원에서 제외된 것이다. 김 사장은 “나이 50대 중반에 제2의 인생을 꿈꾸며 창업했는데, 여전히 대출로 버티고 있다. 너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지난달 30일 지급이 시작된 600만 원의 손실보전금을 두고, 지급에서 제외된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원금을 받지 못한 이들은 최근 ‘손실보전금 사각지대에 놓인 소상공인연합’이라는 단체를 조직해 집단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날 집회를 경찰에 신고한 백진아 사장은 “모두 시위 한 번 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지만, 너무 억울해 자발적으로 모여 모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중기부에서 설정한 손실보전금 지급 대상은 △지난해 12월 15일 이전 개업해 같은 달 31일 기준으로 영업 중이면서 △ 코로나19 이후 반기 또는 연간 매출이 감소한 업체 △연 매출 10억 원 초과 50억 원 이하인 기업이다.
문제는 코로나19 피해를 봤음에도 김보연 사장처럼 매출이 소폭 상승하거나, 기준일 이전에 폐업한 업체를 중심으로 손실보전금 받지 못한 경우 발생하고 있다.
경남 통영에서 원목 소품을 판매하는 오용덕 사장은 비교 구간 동안 매출이 11만 원가량 올라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 2021년 8월 창업한 그는 9월~11월까지 월평균 매출이 88만 8000원이 나왔는데, 비교 구간인 12월 매출은 100만 4000원이 나왔다.
오 사장은 “1, 2차 지원 대상자는 매출의 증감 유무와 관계없이 100% 지급과 코로나 피해업종 모두에게 600만 원 지급을 말했으나 정책 시작 당일 이해할 수 없는 지급 대상 구간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매출 30억 원~50억 원 미만의 소상공인은 지원 대상에서 포함됐다. 과연 이들을 소상공인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이걸 제대로 된 정책이라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이들 중 일부 소상공인은 8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과 비공개 간담을 가졌다. 폐업일 기준과 매출 차이 기준에 따른 손실보전금 사각지대에 대해 건의하는 자리였다. 단체 측은 하태경 의원실에서 새로운 지급 기준으로 20만 명이 제외되고, 27만 명이 추가됐다는 중기부의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서울 은평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정태일 사장은 “바뀐 손실보전금 기준은 단순 매출만을 지표로 삼고 있어 업종별 특성이나 계절적 요인 등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정 사장이 운영하는 카페는 산소호흡기를 사용하는 테마 카페로, 2019년 창업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정 사장은 “지급 기준을 2~3개월 뒤 집행이 끝난 뒤에 검토하겠다는 건 아예 검토를 안하겠다는 이야기”라며 “중기부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 사회주변부를 진정으로 살피려는 마음이었다면 그런 이야기를 쉽게 꺼낼 수 없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못 받으신 분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면서 “오는 13일부터 확인지급과 이후 이의신청까지 절차가 남아 있다. 그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잘 설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