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공정위 과징금에 거센 반발…“행정소송할 것”

입력 2022-06-1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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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내 외 컨테이너 정기선사의 한-일 및 한-중 항로 해상운임 담합 제재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아시아 역내 항로를 운항하는 컨테이너선사들에 대한 과징금 처분을 내리자 해운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해운협회는 10일 입장문을 내고 공정위 답합제재와 관련한 발표에 대해 과징금 등 처분을 즉각 철회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해운법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한 행위였음을 강조하면서 공정위의 이 같은 제재가 국제 물류 공급망에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공정위는 9일 고려해운·장금상선·SITC 등 국내외 선사 15곳을 대상으로 시정명령과 8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2003년 2월부터 2019년 5월까지 76차례 한~일 항로 운임을 담합했다는 것이다. 한~중 항로 운임을 담합한 27개 선사에는 시정명령만 내렸다. 이는 △공동 선적 거부 △선복 제공 중단 △투찰 가격 합의 등에 따른 것으로, 공정위는 올해 초 한~동남아 항로에 대한 담합에 대해 962억 원 규모의 과징금도 책정한 바 있다.

해운협회는 “중국, 일본 등은 아무런 조치가 없는데 유일하게 우리 공정위가 제재를 가한 것은 국제 물류 공급망에서 한국 물류 네트워크에만 피해를 줄 수 있는 부당한 처분”이라며 “국제관례와 법령에 반한 일방적인 제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운법상 정당한 협의와 신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동행위를 부당하다고 판단한 것은 해운법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며 “이번 공정위의 결정으로 인해 외국 대형선사의 우리나라 항만 기피 현상이 우려됨에 따라 항만 및 화주들에게도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운협회는 “한~중 항로는 양국 정부에 의해 수십년간 관리된 곳으로, 이에 대한 제재는 정부 차원의 외교, 해운 정책을 근본적으로 외면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공동행위로 인한 화주들의 피해 규모 및 해운사들의 부당이익을 입증하지 않았고, 국내 관련 경제단체들의 탄원서 및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화주들의 사실확인서도 무시한 조치”라면서 “이들 3개 항로를 오가는 선사들이 부당이득을 취하기는 커녕 낮은 운임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었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했다.

해운협회는 행정소송을 통해 법적 대응할 뜻을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담합 혐의를 받는 선사들이 2002년 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약 17년간 기본운임의 최저수준, 각종 부대운임 도입 및 인상, 대형화주에 대한 투찰가 등 제반 운임에 대해 합의한 것으로 봤다. 운임 합의의 실행을 위해 다른 선사들의 화물을 서로 침탈하지 않기로 하고, 기존 자신의 거래처를 유지하도록 하는 ‘기거래 선사 보호’를 합의해 운임경쟁을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합의 운임을 수용하지 않거나 담합에 참여하지 않는 화주에 대해 컨테이너 입고금지, 예약취소 등 공동으로 선적을 거부한 것 등을 적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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