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임대료 감면 12월까지 연장됐지만 고환율이 고민…전문가 "글로벌 여행 재개 시 회복 가능"
16일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는 올해 5월 기준 국제선 항공수요가 아직도 2019년 동월 대비 -87.3% 수준인 점을 고려해 공항시설 사용료 및 상업·업무용 시설 임대료 감면 기간을 올 12월 말까지 6개월 추가 연장한다고 밝혔다.
올해 5월 기준 항공여객인원은 총 440만 명으로, 코로나19 발발 전인 2019년 동월 대비 국제선과 국내선은 각각 87.3%, 20.4% 줄어 총 57.3%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최근 인천공항 항공 규제 해제, 국제선 정상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은 ‘국제선 조기 정상화’ 추진 대책을 내놨지만 실제 정책효과가 시장에서 작동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토부는 공항 면세점에 대한 임대료 감면을 한 차례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면세업계는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 봉쇄로 인해 업황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로서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임대료 감면 연장 결단을 내려준 정부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사업자들도 해외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침체된 관광시장 회복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면세점 업계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올 상반기 전세계적으로 엔데믹 기조가 짙어지며 실적 회복 기대감이 커졌지만 국내 면세업계 가장 큰손인 중국시장 봉쇄가 이어져 실적 개선에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 면세점 빅4의 1분기 실적만 보더라도 롯데면세점은 75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도 각각 21억 원, 140억 원 적자를 냈다. 신라면세점만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0% 감소한 127억 원에 그쳤다.
이들 4개사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내는 임대료만 월 500억 원을 넘고 연간으로 환산하면 조 단위에 가까운 만큼 연장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적자 규모는 더 불어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면세업계는 2015년 9조1984억 원 수준이던 연 매출이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에는 24조8586억 원으로 4년새 170% 넘는 고속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2020년에는 15조5051억 원, 2021년 17조8333억 원으로 30%이상 쪼그라들었다.
올 들어서는 사정이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1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618억 원, 3월1조6629억 원으로 늘었지만 4월 1조3833억 원으로 다시 고꾸라졌다. 월 2조 원을 웃돌던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70% 수준에 그치고, 역대 최고치인 2019년 11월 2조2881억원과 비교하면 60%에 불과하다.
더욱이 공항 임대료 감면으로 한 고비는 넘겼지만 고환율이라는 새로운 고민거리가 등장했다. 전날 연고점을 경신한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1290원대로 마감했으며, 미국의 자이언트스텝 시행으로 달러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면세점 제품 가격은 일반 유통채널과 달리 환율이 바로바로 반영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율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면세점들은 실적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8일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서울점에 면세업계 최초로 방탄소년단 공식 상품 스토어인 ‘SPACE OF BTS’를 오픈했고, 롯데면세점은 아모레퍼시픽과 면세품 라이브방송 ‘LDF LIVE’를 진행하며 호응을 이끌어냈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대규모 할인전으로 고객 몰이에 나선다. 롯데면세점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점 영업을 올연말 종료하기로 결정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고 있다.
전문가들도 악재는 이미 반영된 만큼 하반기에는 기대해 볼만하다는 의견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예측하기 어려운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이지만 중국 상황을 제외할 경우 산업 내 추가적인 악재는 없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