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사의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가격이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달 들어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와 하반기 조선용 후판(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 협상을 재개했다.
앞서 철강사와 대형 조선 3사는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을 1t당 10만 원가량 인상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조선용 후판 가격은 2020년 1t당 60만 원대에서 지난해 하반기 1t당 110만 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2년 연속 후판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조선업계의 원가 부담 확대가 불가피하다. 후판 가격은 선박 제조비용의 20%가량을 차지한다.
올 하반기의 경우, 조선 3사가 추가 인상분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 나온다. 사실상 철강업계가 조선업계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동결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는 분위기 속에 동결하는 방향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선업계는 대규모 선박 수주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 최소 1000억 원~최대 4000억 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선반영하면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통상 1만5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의 경우 강재 가격이 t당 10만 원 인상될 경우 400억 원 규모의 추가 원가부담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