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절기상 ‘하지’, 낮 길이만큼 긴 불기둥을 내뿜으며 누리호가 우주로 날아올랐다. 하늘로 날아오른 지 1시간 10분만인 오후 5시 10분.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에서 누리호의 성공을 알리는 소식이 발표됐다. 순수 국내 기술로 우주산업 개발의 첫 걸음을 떼는 순간이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가 21일 성공했다. 누리호는 이륙 후 총 16분 7초 동안 1단 분리, 페어링 분리, 2단 분위, 위성 분리 등 모든 시퀀스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위성으로부터 받은 신호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발사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700km 상공까지 우주 발사 능력을 보유한 세계 7번째 국가가 됐다.
누리호는 지난 2013년 우리나라 최초의 발사체인 ‘나로호’ 발사 성공 이후 9년 만에 발사에 성공한 우주발사체다. 다만 나로호는 1단 엔진에 러시아 기술력을 투입한 170t급 엔진을 사용했지만, 누리호는 순수 국내 기술로만 개발됐다. 100% 순수 국산 기술로 개발해 국내 땅에서 발사에 성공한 우주 발사체는 누리호가 처음이다.
누리호는 당초 지난 15일 발사를 목표로 했지만 전날 발사대로 이송하기 전 기상 악화로 발사를 하루 연기했다. 이후 16일 발사를 목표로 누리호를 발사대로 이송했지만 기립 후 고정 작업 완료 뒤 점검 과정에서 산화제 탱크 내부 레벨 센서 이상을 발견했다. 이에 발사를 취소하고 조립동으로 다시 옮겨진 누리호는 문제된 부품을 교체하고 재발사 준비에 돌입했다. 두 차례 발사가 미뤄진 누리호는 그동안에 우려를 뒤로한 채 당당히 우주로 날아올랐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정부는 2027년까지 4번의 추가 발사를 통해 누리호의 기술적 신뢰도와 안정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며 “또한 우주산업 클러스터 육성과 재정, 세제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적극 추진해 뉴스페이스 시대를 대비한 자생적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