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 패싱'에 인사 번복까지…경찰 저항 부른 행안부

입력 2022-06-2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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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추진을 놓고 경찰이 반발하고 있다.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청사에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 통제' 권고안을 발표해 경찰 반발을 사고 있는 행정안전부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치안감 인사 과정에서 '경찰청장 패싱' 논란에 이어 인사 발표를 번복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러다 국가수사본부장에 검찰 출신이 오는 것 아니냐는 설이 나돌며 행안부에 대한 저항감이 거세지고 있다.

22일 행안부와 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단행한 치안감 인사에서 경찰청장 의중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경찰공무원법을 보면 총경 이상 경찰 고위직 인사는 경찰청장 추천을 받아 행안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것으로 보인다.

원칙 없는 인사라는 비판이 불거졌지만 인사를 번복하면서 논란을 증폭시켰다. 행안부는 인사 발표 2시간 만에 김준철 광주경찰청장과 정용근 충북경찰청장 등 7명 인사를 번복했다. 경찰청은 애초 실무자 실수라고 설명했다가 행안부로부터 잘못된 안을 받았다는 등 해명도 달라졌다.

경찰청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경찰청에서 행안부로 파견된 치안정책관이 협의하고 있던 인사안을 메일로 보냈는데 경찰청에선 최종안으로 알고 발표하면서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고 재차 해명했다. 대통령실과 행안부, 경찰청 간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앞서 전날 행안부 장관 자문기구인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자문위)'가 내놓은 권고안을 보면,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을 포함해 장관의 경찰지휘규칙 제정, 경찰 고위직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으로 장관 인사권 실질화 등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권고안과 함께 인사 번복 논란까지 불거지자 경찰 내부에서는 "치안본부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이냐" 등 격양된 분위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경찰은 "정부가 경찰을 자신들 수중에 두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데 인사까지 이런 식으로 진행되니 할 말을 잃었다"며 "그간 지켜온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 불만이 더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 국가경찰위원회도 "시민에 의한 경찰 통제와 경찰권 분산이라는 경찰 민주주의 역사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고려가 없었다"며 "경찰행정과 그 제도를 32년 전으로 후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찰 출신인 권은희 국민의힘,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야를 막론하고 행정안전부장관은 탄핵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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